"(검찰은)국민들로부터 ‘오만과 독선에 빠진 조직,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는 조직’ 이라는 질책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검찰은 국민의 질책을 오해라고 변명만 해서는 안 된다"

신임 의정부지방검찰청 이명재(53) 검사장의 취임식 일성.

의정부지방검찰청은 24일 직원과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임 이명재 검사장의 취임식을 열고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취임식에서 이 검사장은 "검찰은 오로지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이 요구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여야 한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의사를 경청하고 국민의 질책과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검사장은 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여 대한민국의 존립과 발전을 뒤흔드는 세력에 결연히 맞서야 한다"며 "소위‘떼법’이 우선되는 불법집단행동, 노사간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 검사장은 내년 6월 4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는 취임식에 참석한 검찰청 직원들에게 "2014년 6월 4일에 있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선거사범 수사에 불편부당, 엄정중립의 자세를 견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임 이 검사장은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연원 18기로 검찰에 입문했다.

이 검사장은 법무부 감찰담당관,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법무부 인권국장, 서울고등검찰청 형사부 부장검사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7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임 의정부지방검찰청 이명재 검사장 취임사 전문>

의정부 검찰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저는 의정부지검 청사로 출근하면서 남다른 감회를 많이 느꼈습니다.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던 1988년 4개월동안 사법연수원생의 신분으로 검찰실무수습을 하였고, 1995년부터 1997년까지 2년동안 검사로 근무하였던 의정부지방검찰청의 검사장으로 부임하여 이 자리에 서니 고향에 돌아온 것 같습니다.

특히, 2010. 8.부터 1년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으로 근무하면서 의정부지검의 모든 직원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강경필 검사장님의 지도력과 여러분의노력이 합쳐진 결과 모든 업무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고의 경륜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의정부지검을 이끌어 오신 강경필 검사장님과 열의를 다하여 업무에 매진해 온 의정부 검찰가족 모두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의정부 검찰가족 여러분!

우리는 검찰 구성원 대다수가 묵묵히 그 소임을 다하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검찰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차갑기만 합니다.

국민들로부터 ‘오만과 독선에 빠진 조직,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는 조직’이라는 질책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검찰은 국민의 이러한 질책을 오해라고 변명만 해서는 안 됩니다.

과연 검찰이 국민을 위한 길은 무엇인지, 우리가 우물안 개구리와 같이 넓은 세상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우리만의 시각에만 갇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정 되돌아 보아야 할 때입니다.

국민은 무엇보다도 범죄수사라는 검찰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는 검찰, 업무수행 과정에 정도를 걷는 검찰,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당당한 검찰, 그러면서도 국민을 섬기는 검찰을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우리 의정부지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몇 가지 생각을 밝히면서 여러분들의 이해와 성원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여 대한민국의 존립과 발전을 뒤흔드는 세력에 결연히 맞서야 합니다.

접경지역을 관할하는 의정부지검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해하는 사건에 대하여 국가 안보차원에서 엄중히 다루어야 합니다.

민주주의 발전의 토대인 공명선거의 정착에도 힘써야 합니다.

2014년 6월 4일에 있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선거사범 수사에 불편부당, 엄정중립의 자세를 견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민주주의를 형식적으로만 앞세워 오로지 자신의 의사만을 관철하기 위해 소위 ‘떼법’이 우선되는 불법집단행동, 노사간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둘째, 검찰은 오로지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이 요구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는 가운데 마음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검찰 본연의 업무 이외에 한눈 팔지 않고 국민들만 바라보고 업무를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아픈 곳을 보살펴 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도록 꼭 필요한 부분에 검찰권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4대악 범죄와 보이스피싱, 불법채권추심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서민생활침해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검찰의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범죄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분쟁과 갈등은 나날이 첨예화되고 있습니다.

실체적 진실 발견을 향한 열정과 수사능력의 향상 없이는 급변하는 범죄 현상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우리 검찰은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형사사법의 프로패셔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검사와 수사관들 모두 공부하는데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므로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국민을 섬기는 검찰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이 행사하는 검찰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임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의사를 경청하고 국민의 질책과 비판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인간의 다양한 삶을 단지 법만으로 재단하려 하지말고 늘 겸허한 자세로 세상사 이치를 헤아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검찰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역사회가 필요한 부분에 검찰권이 행사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지역사회에서 검찰이 중심이 되어 “살기 좋은 지역, 치안이 안정된 지역”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화합하는 검찰’을 만들어갑시다.

의정부검찰 가족 서로 간 열린 마음으로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의정부지검은 더욱 활기차고 즐거운 일터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저를 비롯한 의정부검찰 가족 여러분들의 노력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동안 “출근하고 싶은 직장”, 그리고 “전국 검찰가족들이 부러워 하는 직장”이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의정부 검찰가족 여러분!

한 마음으로, 처음 검찰 공무원이 되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어떻게 하면 국민이 편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업무를 처리합시다.

의정부 검찰 가족 모두 함께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어 보람과 즐거움이 가득 찬 의정부지검을 만들어 갑시다. 

다시 한번 저를 따뜻하게 맞아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 12. 24.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이 명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