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명목으로 선거구내 주민과 군청 공무원 등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등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강원도 철원군 군의원 6명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재석)는 24일 철원군의회 정동화·박성호·김종수 군의원에게 벌금 각 8십만원과 이양수·정만식·강경숙 군의원에게 벌금 각 5십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철원군의회 정동화 의장을 비롯한 6명의 군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주민을 대상으로 간담회 명목으로 업무추진를 사용해 수십회에 걸쳐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공직선거법상 상시 기부행위 금지 조항을 위반, 지난해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채 재판을 받아왔다.

▲정동화 의장은 지난 2012년 8월 22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평리 A갈비 식당에서 철원군청 정책과 과장 최모씨를 포함한 직원 14명에게 돼지갈비와 주류 등 4십5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5월 28일까지 11회 걸쳐 선거구민 또는 선거구 안에서 활동하는 철원군청 직원와 군부대 군인 등에게 3백1만원 상당의 음식물 등을 제공해 기부행위를 했다.

▲박성호 부의장은 지난 2012년 7월 18일 오후 철원군 갈말음 지포리 S식당에서 갈말읍사무소 총무계장 김모씨를 포함한 82전차대대부대원 등 4명에게 고기류와 주류 등 합계 6만3천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했다.

박 부의장은 그 때부터 지난 2013년 6월 5일까지 11회에 걸쳐 선거구민 또는 선거구에서 활동하는 철원군청 직원, 읍사무소 직원, 군부대 군인, 철원 소방서 직원, 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 환경사업소 직원 등에게 2백4십1만7천5백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해 기부행위를 했다.

▲이양수 군의원은 지난 2012년 8월 17일 오후 철원군 서면 와수리 S식당에서 충호안보연합 소속 회원 김모씨와 3사단 기무부대원 등 10명에게 고기류와 주류 등 42만1천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하고, 그 때부터 지난해 2월 28일까지 4회에 걸쳐 선거구내 철원군청 직원과 경찰관, 군부대 군인 등에게 1백14만1천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해 기부행위를 저질렀다.

▲정만식 군의원은 지난 2012년 7월 4일 오후 근남면 잠곡리 J식당에서 철원군 근남면장 이모씨와 38연대 부대원 등 4명에게 고지류와 주류 등 합계 21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했고, 지난해 5월 1일까지 4회에 걸쳐 철원군청 직원, 철원소방서 직원, 대한지적공사철원지사 직원, 군부대 군인 등 수명에게 99만6천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해 선거법을 위반했다.

▲김종수 군의운은 지난 2012년 7월 9일 오후 갈말읍 군탄리 H식당에서 K지역신문사 편집국장 김모씨를 비롯한 관내 신문기자 4명에게 고기류와 주류 등 합계 17만4천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했으며 지난해 4월 5일까지 8회에 걸쳐 선거구 내에서 활동하는 신문기자, 철원군청 직원, 농어촌공사 직원 등에게 82만8천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해 기부행위 금지규정을 위빈했다.

▲강경숙 군의원은 지난 2012년 7월 16일 오후 동송읍 이평리 H식당에서 철원군 동송읍장인 문모씨를 비롯해 19연대장 등 4명에게 해물찜과 주류등 11만5천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하고, 지난 3월 22일까지 5회에 걸쳐 선거구내에서 신문기자, 친목회 회원, 군부대 군인 등에게 87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해 기부행위를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들이 군의회 의원들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해서도 당연히 공직선거법 제한이 따르는 이상, 선거구민 등에 대한 음식물 제공의 기부행위는 위법하다"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음식물 가액이 1인당 수만원에 이르고 음식물 제공도 수회 내지 심여회 이루어졌다"며 "모임 성격도 군의회 의장, 부의장,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별다른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데다가 기부행위 상대방도 주로 피고인들의 선거구에 편중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음식물 제공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현태의 하나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 행위에 해당하여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공직선거법에서는 기부행위자 이외에도 기부행위대상자도 음식가액의 수십배에서 수백배까지 3천만원 한도를 정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관련, 강원도 철원군선거관리위원회는 유죄판결을 받은 철원군 의회 6명의 군의원들에게 음식물을 제공받은 철원군청 직원을 비롯한 인근 군부대 직업군인 등 수십명의 과태료 처분에 대해 "검찰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극적인 답변을 늘어놨다.

강원도 철원군청 공무원을 비롯한 인근 군부대 직업군인, 정부관련 기관 직원 등 음식물을 제공 받은 수십명에 대한 과태료 처분이 검찰과 선관위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