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연수도중 건물 밖으로 나와 잡담을 나누고 있는 연수생

연수비 걷고, 예산 지원받으면서 연수책자 이용한 과도한 협찬광고 ‘눈쌀’ … “비용 부족해 어쩔 수 없어”

의정부와 양주시 등 경기북부 6개시군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사업자와 강사를 대상으로 지난 6일 의정부 신흥대학 도봉관 대강당에서 약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2008년도 하반기 ‘학원(독서실)설립·운영자 및 강사연수’가 부실 투성이 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도교육청과 학원연합회에 따르면 학원종사자 연수는 ‘학원설립및운영에관한법률과 시행령, 조례’등에 따라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사단법인 한국학원총연합회 경기도지회가 도교육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실시하는 법정 직무교육이다.

그러나 이 연수가 1억원의 예산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의 관리감독 소홀과 학원연합회의 무성의한 업무진행으로 연수자체가 파행으로 흘러 참가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설명 : 연수을 받고 있는 신흥대학 도봉관 입구에 진을 친 업체와 현수막

교육시간 단축, 참가자 전원 재교육 받아야

이날 학원연합회가 올 연초 교육청에 보고한 연수기획안에 따르면 하반기 연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3시까지 3시간동안 치러야 한다.

하지만 이날 연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정오에서 10~20여분을 넘긴 채 강의가 끝났다. 예정된 연수시간보다 40~50여분 일찍 끝난 것. 규정 대로면 이날 모인 연수생은 다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심지어 1천여명 이상이 운집한 신흥대학교 도봉관 지하 대강당에는 학원연합회관계자나 교육청 직원의 통제나 배치가 없어 연수생이 수업도중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거나 건물 밖에서 무리지어 잡담하는 등 엉망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경기도 학원연합회 이모 사무국장은 “강사에게 3시간의 강의를 부탁했지만 강의 탁자에 놓인 시계가 공교롭게도 1시간 빨리 돌아가 수업이 일찍 끝났다”고 해명했다.

사진설명 : 연수을 받고 있는 신흥대학 도봉관 입구에 몰린 연수생

1억 예산 받는데도 연수비 걷어

이날 연수의 부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학원총연합회 경기도지회가 발행한 39페이지 연수 책자 중 9페이지가 협찬광고로 구성돼 교재마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연수관련 경비를 예산으로 지원받는 학원연합회가 공적인 행사에서 협회의 돈벌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더구나 연수책자를 담아 나눠주는 대봉투 속에 D업체의 대형 광고전단지와 홍보 카다로그가 들어있어 학원종사자의 연수가 아닌 연수생을 대상으로 한 광고행사라는 지적을 뒷받침했다.

특히, B상조와 일부 학원관련 업체가 1층 강당 입구에 테이블을 설치하고 버젖이 홍보를  하는 등 연수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에선 연합회가 도교육청의 묵인아래 부족한 연수비를 보충한다는 명목을 앞세워 학원장은 7000원 강사는 1만원의 별도 비용을 받고 있어 도를 넘은 연수비용 청구라는 비판이다.

사진설명 : 2008학년도 하반기 학원(독서실)설립.운영자 및 강사연수

“연수비에 예산 광고비까지 합하면 큰 액수”
 
양주시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A모씨는 “학원연합회는 부실한 교재와 도를 넘은 협찬광고와 전단광고, 심지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1억원의 예산까지 받고 있다”며 “1만5천여개의 학원에 2명씩 교육을 받을 경우 2억5천여만원이 징수된다. 각종광고비용까지 합하면 엄청난 액수가 연수를 통해 들어오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신흥대에서 열린 이번 교육은 6개시군이 전체 연수생을 대상으로 했다”며 “그만큼 개별적으로 교육을 했을 때보다 비용이 수 배 절약된 셈이다. 비용이 부족하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