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포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진위여부가 불확실한 성명서가 의정부시청 기자실에 뿌려져 관심을 끌었다.

김경호 경기도의회 의장 이름으로 작성된 이 문건은 1일 오전 10시경 김 의장의 대변인을 자처하면서 전화번호나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중년 남성이 시청 기자실 직원에 배포를 요청하면서 맡겨 놓고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호 경기도의회의장은 공보와 홍보, 총무업무까지 있는 부속기관을 거느리고 있는 도의회 수장으로 성명서의 경우 도의회를 거쳐 발표되는 것이 상식.

더구나 김의장의 경우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로 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보통 출마를 준비중인 정치인이나 공직에 재직하고 있는 현역 정치인이 공식 성명서를 발표할 경우 출입기자 이메일로 내용을 보내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진위여부를 확인해주거나, 직접 성명서를 읽고 발표하는 관행과 달라 기자들 사이에서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더구나 A4 한장에 워드로 작성, 수십장이 프린트되어 기자실에 유포되었지만 김의장의 친필 사인이 없어 읽는 사람에게 진위여부에 대한 의구심만 증폭시키고 있다.

일부 기자들은 "평소 의정부시청 기자실에 출입등록한 다수의 기자들에게 아무런 성명서나 동향조차 알려주지 않던 김 의장이 갑자기 사람을 시켜 이런 성명서를 배포했을리 없다. 평소 그분 스타일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안병용시장은 착각과 환상에서 깨어나 후보단일화에 적극 동참하라'란 제목의 이 문건에는 "전문여론조사기관인 이서치뷰에서 지난 3월말에 조산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자의 68.1%가 무공천일 경우 기초선거의 70%이상을 새누리당이 싹쓸이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들은 이를 이미 체감적으로 느끼고 있으며 이는 후보자들 뿐아니라 새정치를 갈망하는 종교계 노동계 법조계 의료계를 비롯한 의정부 소재 21개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이런 현실에 우려를 금치 못하면서 박근혜정권을 심판하고 새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야권후보들의 단일화가 유일한 출구하는 것을 천명하며 의정부시민 1만명 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문건에서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을 실날하게 비판했다.

이 성명에서는 "안병용시장만이 입에다 꿀을 발랐는지 아무 말이 없다"며 "지난 3월 23일, 후보단일화를 외면하는 것은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 라면서 후보단일화를 위해 조속한 만남을 제안했지만 안시장은 열흘이 가깝도록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시장은 현역시장의 프리미엄을 안고 나홀로 출마하여 당선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된다. 안시장은 시간만 끌면 당에서 후보를 잘 정리해서 자신으로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환상에 젖어서는 아니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또 "정치는 현실이고 상대가 있는 것이다. 안시장은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착각과 환상에서 깨어나 새정치를 갈망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열망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당을 사항하는 당인이라면 당을 위해서 자신이 선택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따져물었다.

이와관련, 일부에서는 "김경호 의장이 진짜 이 문건을 뿌린 것이라면 문제가 크다"며 "선거법상 허위사실 문건유포 및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경호 의장과 상관이 없는 개인의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선관위의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이 성명서와 맞물려 2일 오전 11시 시민단체를 자처하는 '6월의 희망연대'가 의정부연석회의 출범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뜬금 없이 시민사회단체라고 자처하는 곳에서 6.4지방선거 출마 정치인에게 연석회의를 하자고 출범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또 이런 성명서가 갑자기 뿌려지고, 이에 앞서 일부 매체에 보도까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