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클레체프스카(Maja Kleczewska)(이하 클레체프스카)는 바르샤바(Warsaw)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했으며, 크라쿠프(Krakow)의 주립 공연학교(State Theatre School)을 졸업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타데우시 브라데츠키(Tadeusz Bradecki)와 함께 작업을 했다. 이외에도 크라쿠프의 고전극장(Stary Theatre)에서 크리스티안 루파(Krystian Lupa)의 조수로 일했으며, 크쥐스토프 바를리코프스키(Krzysztof Warlikowski)와 함께 작업한 바 있다.

클레체프스카의 데뷔작은 1992년 길드 어워드(Guild Award)에서 베스트 연극상을 받은 ‘조단(Jordan)’으로 2000년 크라쿠프의 스워바츠키 극장(Slowacki Theatre)에서 선보였다.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클레체프스카는 아이스컬로스(Aeschylus)의 ‘오레스테이아(Oresteia)’의 대본/각색에 참여하였으며, 켄 케시(Ken Kesey)의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호레이스 맥코이(Horace McCoy)의 소설을 기초로 한 연극 ‘그들의 말을 쏘았다(They shoot horses, don’t they?)’의 연출을 맡았다.

2004년 클레체프스카는 현대사실주의 연극의 대가인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의 작품을 작업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갈매기(Seagull)’를 연출하였다. 이 작품은 이후 고전 작품을 동시대적인 시나토리움으로 변환시키는 그녀의 중요한 연출기법을 볼 수 있게 한 중요한 작품이다.

이 작품 이후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Macbeth)’를 오폴레 극장(Opole Theatre)에서 연출했다. 그 후, 게오르그 뷔히너(Georg Büchner)의 ‘보이첵(Woyzeck)’,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사라 케인(Sarah Kane)의 ‘폭파(Blasted)’, 라신느(Racine)의 ‘페드르(Phèdre)’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활동하고 있다.

2004년 연출한 작품 ‘맥베스(Macbeth)’로 2006년 폴란드 주간지 ‘폴리티카(Polityka)’에 젊은 연출가로서는 이례적으로 노미네이션 되었다. 2007년에는 “폴리티카”의 역권이 수여되었으며, 클레체프스카에 대해 “타협하지 않지만 지혜롭게 현대 사람의 혼란을 고전적인 플롯에 도입하고 극장 무대에서 화가의 상상력으로 매혹적인 세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극찬을 했다.

< 마야 클레체프스카 일문일답>

▲오폴레 극장의 맥베스는 원작과 전혀 다른 공연이지만, 시나리오(영문)를 읽어보면 원문의 텍스트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대본 번역 및 구성은 아주 오랫동안 진행된 작업입니다. 마지막 장면까지 우리는 매우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작업을 했습니다. 오폴레 극장의 맥베스는 세익스피어의 작품보다 등장인물이 더 적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누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어떤 인물들이 함께 장면을 이끌어 가는가, 왜?‘ 라는 질문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해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마녀들이 등장하는 장면과, 급탕 탱크에서 물약을 섞고, 버넘숲에서 맥베스의 역사를 예측하고, 그리고 많은 귀신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장면들을 각색하였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주제의 각색은 피하고자 했습니다. 등장인물들(맥베스와 벤쿠오)은 믿을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예언에 말려들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대본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표현에 있어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색다른 표현을 완성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맥베스는 마녀들이 준 예언을 신뢰하고 몰락의 길로 가게 됩니다. 오폴레 극장의 <맥베스>는 비극이 인물들의 행동에서 기인되고, 인간을 중심주제로 진행됩니다. 연극에서 연출하고 싶었던 인간의 마지막 모습 같은 것이 있나요?

△원칙적으로, 결말에서 각각의 인물들은 좋게 끝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타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결말은 셰익스피어가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이 아닌 인간 본성에 대한 의심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진짜 맥더프를 죽이고, 누가 맥베스를 죽이는가? 모두 살인자이거나, 잠재적인 살인자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사건은 분열과, 상반되는 감정이 그 원인이 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고,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에 동의합니다.

누군가는 살인자가 되었고, 절망을 겪었고, 무의미한 삶을 살고, 지혜는 사라지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경험하는 맥베스는 어리석게도 죽게 됩니다. 죽음을 결과로 악마를 쫓아내는 겁니다.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하나의 탈출구인 셈입니다.

▲오폴레 극장의 <맥베스>에서 마녀들은 매춘부와, 복장도착자로 나오고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왕은 마피아 보스로 이렇게 나오는데요, 그래서 기존 등장인물과는 매우 다른 모습입니다. 이렇게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연극 속에 다른 형태가 아닌 것도 있나요?

△일단 마녀들이 남자와 여자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드래그 퀸, 복장도착자들에 대해 생각하고 남녀의 성을 동시에 표현했습니다. 형언할 수 없는 성의 국경지대이자 명확하지 않은 경계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가면의 일종입니다.

이 가면 밑에는 사람들이 철저하게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불행한 감정을 억누르고 있어요. 따라서 그들은 얼굴을 부각시키고, 머리 색깔을 뭔가 이상하게 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변하고, 행복을 느낍니다. 잠시 동안 그들은 다른, 비실재적인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들은 내적인 좌절을 경험하고, 상처가 있고, 소외되어 있는 것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자신을 거부합니다.

마녀들 또한 맥베스에서 피해자입니다. 다만 운명의 장난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절대로 누군가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그런 존재일 뿐입니다.

원문에서 던컨은 단지 ‘좋은 왕, 정말 좋은 왕’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앞에서 말로는 ‘좋은 왕’이라고 말하지만 본심은 아닌 것. 그게 가장 아이러니하다 생각하여 이러한 가정을 하였습니다.

더불어 맥베스부인 또한 세상의 선호도나 관심, 마피아들 사이의 경쟁을 찾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녀에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의심스럽고, 모호하며, 오염된 것입니다.

▲올해는 셰익스피어의 탄생 45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에, 전에 그의 죽음 400주년 때는  2년 동안 8월에 전 세계적으로 그의 작품들을 많이 올리고 있습니다. 오폴레 극장의 <맥베스>는 다른 셰익스피어 연극들로부터 어떻게 견주어서 유명해지게 되었나요?

△오폴레 극장의 <맥베스>는 다른 셰익스피어를 연출한 작품들과 겨루어서 뭔가 특별하게 유명해지기는 했는데, 저는 사실 명확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배우 및 스탭들이 확신을 가지고 <맥베스>를 작업했습니다.

하지만 맨 처음에 다른 극장에서는 기획자의 반대로 거절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의 주제가 두려움, 모순되는 감정, 불확실함과 같은 종류를 풀어놓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 또한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있으면서 참신한 표현들이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셰익스피어의 텍스트 자체는 하나의 ‘쥐덫’처럼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연출한다고 하여도 결국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는 특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폴레 극장은 많은 국제 무대에서 맥베스를 선보였는데요. 여행 일정에서 당신에게 가장 좋게 만들어진 기억이 있나요? 당신이 해외 일정을 갈 때, 가장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항상 대부분의 공연에서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배우들 또한 낯선 공간에서도 금방 그들 자신을 찾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감정과 연기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항상 확신에 찬 행동과 마음가짐을 준비하고, 배우들이나 스탭들이 불안함에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 일정으로는 2012년 런던 글로브극장에서 펼쳐진 세계 셰익스피어 축제에서 <맥베스>를 공연한 것입니다. 저는 완전한 상태로, 완벽한 공연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무대가 끝나고 관객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을 때 모든 배우들이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