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나온 중앙선관위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이 발표되자 양주시 정치인들이 최악의 게리맨더링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단일 선거구였던 인구 27만의 양주시를 동서로 쪼개 인구 8만밖에 안 되는 동두천에 편입하는 내용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12월 6일 정성호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른 지역은 모르겠으나 양주, 동두천 연천, 포천 가평 의 3개 선거구를 흔들어 양주 동두천 갑 을, 연천 포천 가평 선거구로 조정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동두천 연천 선거구가 인구 하한 미달로 법률상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임은 인정하나 주민들의 생활권과 최소변경의 원칙을 무시한 자의적인 조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조정한다면 양주, 동두천, 연천을 합하여 갑·을로 나누되 생활권과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서 최소한만 변동시키고 포천, 가평은 그대로 두는 방안이 합리적일 것이고 이미 그러한 의견을 제시하였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럼에도 탁상공론식으로 제멋대로 획정한 안은 수용하기 어렵고 재조정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경쟁자인 국민의힘 안기영 당협위원장도 "인구가 많은 시를 동서로 가르고 한쪽을 인구가 두 배 이상 적은 동두천에 붙이는 기형적인 선거구를 양주시민들이 납득하겠나"라며 "당협 차원에서 논의를 거쳐 반대 의견을 내겠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안건에 따르면 동두천과 연천, 양주, 포천과 가평 3개의 선거구를 동두천과 양주갑 한 선거구로 하고 양주을 선거구를 만들고, 포천과 연천, 가평 등 3개 시군을 한 선거구로 묶게 된다.
'동두천 · 양주 갑' 선거구에는 동두천시 전역과 양주의 서부지역이라고 불리는 은현면, 광적면, 백석읍, 장흥면이 포함된다.
양주을 선거구는 양주동과 회천, 옥정, 고읍, 삼숭동 지역이다. 인구로 치면 약 20만 명 수준이다.
인구로 따지면 동두천 8만과 양주서부권 7만이 합쳐 약 15~16만 규모가 된다.
지방선거로 보면 양주 서부권은 도의원 1명과 시의원 2명을 뽑을 수 있다.
선거구 획정안이 나오자 그 배경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여당인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에게 유리한 선거구 개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한 지역 여당 국회의원 여론조사가 낮게 나오자, 수도권에서 한 석이라도 지키기 위한 꼼수로 역사에 남을 최악의 게리맨더링식 선거구 획정안이 나왔는 주장도 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지역마다 여야를 지지하는 표심이 다르기 때문.
양주 서부권의 경우 도농 복합지역으로 자연부락이 많아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동두천의 경우 국민의힘 김성원 국회의원의 지역구다.
동두천은 연천군과 한 선거구로 김성원 의원은 이번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3만 인구의 연천군을 잃지만, 7만~8만 가까운 양주서부권을 얻는 모양이 된다.
내년 4월 총선에 공천을 받고, 당선될 경우 15만 규모 선거구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포천시, 가평 선거구는 국민의힘 최춘식 국회의원이 현역이다.
포천지역의 경우 민주당 시장을 배출하는 등 과거 전통적인 보수 성향 지역에서 진보 성향으로 표심이 점차 이동하는 지역이다.
이번 개편안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에 더 유리한 구도가 형성 된다.
휴전선과 연접한 연천군까지 더해질 경우 보수세가 더 공고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관위의 선거구획정안 발표에도 불구 양주시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구가 더 큰 시를 놓고 인구가 두 배 이상 작은 시에 쪼개 붙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
복수의 시민은 "양주시라는 단일 행정체계 안에서 수백 년을 함께 살았고, 공동의 목표와 정서를 공유하면서 여러 번의 선거를 치렀는데 선거를 앞두고 어떠한 논의나 설명 없이 인위적으로 선거구를 쪼갰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이는 지역 주민을 개돼지로 보고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지역구 선거는 지역 민의를 반영하는 것인데 역사적 배경부터 생활권, 도시발전 목표까지 모든 것이 다른 지역과 합해 1명의 국회의원을 뽑으라는 것은 조선시대 왕이 백성들에게 너희는 저리 가고, 너희는 귀향 가라는 식으로 명령하는 듯한 처사"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이어 "만약 이 안으로 확정된다면 과연 양주시 서부권에 있는 민심은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를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동두천과 포천 지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나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해당 지역 정치인들의 경우 선거 공학적으로는 불리하지 않기 때문에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번 선거구 획정안은 국회 정개특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해야 확정된다.
정개특위 논의 과정에서는 발언권이 강한 쪽 입장이 반영된 수정안이 나올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구 획정안이 다수당이면서 야당인 민주당에 불리한 구도라는 인식이 있어,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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