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을 목적으로 남편과 목사 등에 의해 감금·강요받고 정신병원에 71일 동안 감금됐던 피해자 정백향(39)씨가 8년 동안 눈물겨운 법정투쟁에서 민·형사 상고심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23일 대법원 제3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개종을 목적으로 특정교단 신도들을 교회에 감금하고 폭력, 협박 등으로 개종을 강요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진모 목사에 대해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진목사와 공모해 감금, 폭행 등을 한 신도 2명에 대해서도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범죄 사실 유죄 인정을 정당하다고 판시하고 강요 및 감금 방조 행위 경위와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사회적으로 상당하고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당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일 대법원은 남편과 목사, 신도, 정신과 전문의 등에 의해 강제로 71일 동안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감금됐던 정백향씨 손해배상 청구상고심에서도 상고기각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제3부는 정씨가 낸 손해배상 상고심에서 피고들이 낸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손해배상금 3천2백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고 1·2심 소송비용 전액을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씨의 남편 송모씨에 대해 4차례 폭력 행위로 인한 불법행위에 위자료 5백만원 및 진모 목사 및 남편, 신도 등에 감금·강요 등 공동불법행위 책임으로 각각 7백만원씩 위자료를 정씨에게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신앙의 자유는 헌법상 인간의 기본권으로 원고의 신앙을 개종시키려 한 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고  개종을 목적으로 여러사람이 공모해 원고를 감금하고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은 수단과 방법이 너무 가혹하다”며  “원고 인권침해가 중대하고 피고들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피해자 정백향씨는 “8년이 800년 같았던 길고 지루한 시간 동안 벌여온 법정싸움이 잘 마무리되어 후련하다”며 “법정공방은 일단락 됐지만 피해자들의 활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법정투쟁을 벌이며 정신병원피해자 인권찾기모임(http://cafe.naver.com/jpmjpm)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정씨와 피해자들은 의정부 지방법원 등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벌이며 사건 여론화를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6월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예상을 뒤엎고 감금 등 의사의 재량권 남용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자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했다.

한편 피해자들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과 관련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신과 전문의 신모, 박모 2명에 대한 형사소송은 1심 무죄판결에 이어 항소심에서 피고인들에게 감금죄를 인정해 각 7백만원씩 벌금형이 선고됐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경기북부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