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동안 모은 물건이 없어진데 대해서는 약간은 서운하지만 깨끗하게 청소해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혼자 살면서 저장강박증 증세를 앓고 있는 김순실(79. 가명) 할머니는 최근 연천군과 군장병이 자신의 집을 말씀하게 청소해 준데 대해 고맙다는 말을 연신했다.

지난달 28일 연천군 무한돌봄센터는 복지위원과 복지사각지대 방문 조사 과정에서 저장강박증이 있는 김 할머니를 설득, 군장병 40여명과 군청 등 관련기관과 연계하여 5톤차량 5대이상 분량의 각종 쓰레기를 수거했다.

저장강박증이 있는 할머니를 설득하는데는 연천군 복지위원인 마을이장과 주위 어르신들의 적극적이 협조와 설득으로 가능했다.

김 할머니는 고령의 독거노인으로 수년 동안 동네 주변의 쓰레기를 모아 왔으며, 처음에는 방안에 조금씩 쌓아두던 것이 마당까지 쓰레기가 넘쳐났다.

의학적으로 ‘저장강박증’은 사용여부에 관계없이 어떤 물건이든지 버리지 못하고 저장해두는 강박장애의 한가지로 내면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물건을 저장해두는 것이며, 감정조절을 못하여 때로는 폭력적일때도 있어 이해와 안정을 필요로 하는 질환이다.

주변의 마을사람들은 악취로 민원을 제기해도 할머니의 생각이 워낙 완고하여 해결방법이 없었으며 특히, 여름철에는 냄새가 주변마을까지 번져 악성민원으로 자리 잡아도 할머니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신서면 직원과 복지위원(리장), 무한돌봄센터 사례관리사(북부)들의 끈질긴 설득으로 어렵게 승낙을 받아 군부대 장병, 관련기관들과 협조하여 치우게 된 것이다.
 
특히, 연천군 5사단 27연대 2대대(중령 김태선)장병 등 40여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하루 종일 심한 악취 속에서 쓰레기를 치우면서도 할머니가 미안해 할까봐서 싫은 내색 없이 묵묵히 일만 해서 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군부대 관계자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도 대민지원업무 중의 하나이다”면서 “쓰레기 수거후 군부대 방역차를 이용하여 주변을 소독하겠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악취로 인해 고통스러웠지만 고령의 할머니에게 뭐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면서 “쓰레기를 치우느라 수고한 군장병과 신서면, 사례관리사 및 군청담당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군청 관계자는 “군 장병들이 너무 고생이 많았다”면서 “할머니 집은 한국해비타트 경기북부지회의 도움을 받아 추석연휴 이후에 도배, 장판, 누수, 씽크대, 수도 등을 수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