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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의정부시장이 고산동 물류창고 관련 JTBC 반박 보도자료를 중단시킨 것에 대해 자신의 입장과 보도 내용이 같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또 다른 논란이다.

◆시장자본주의 국가의 단체장이 해야 할 역할과 권한

전임 시장 시절 적법하게 추진하는 사업이더라도 후임 시장 입장이 전임 시장과 다르거나, 개인적으로 생각을 달리할 경우 그 사업에 별다른 흠결 없어도 사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권한을 가진 단체장이 "내 생각에 아니면 아니다"라고 사업에 부정적 의견을 가지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민간 업자는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

시장 자본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지 고민해 볼 대목이다.

10월 30일 김동근 시장은 추동 숲 정원조성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경원일보 측은 의정부시가 작성하고 배포하지 않은 JTBC 반박 보도자료 선거법위반 2차 고발사건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자 김동근 시장은 "리듬시티 주식회사에 대해 보도한 것이고 반박을 하려면 리듬시티가 하는 것이 옳으며 자칫 시가 JTBC 보도에 정면 반박하게 되면 시가 JTBC와 하게 되어 저의 정책과 맞지 않는다"라며 "저는 물류단지 반대하는 입장이고 JTBC 보도 역시 물류단지를 반대하는 입장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치 김 시장의 발언을 들어보면 리듬시티와 의정부시는 아무런 권리, 의무 관계가 없는 것처럼 들린다.

우선 지난 4월 26일 기자회견에서는 1차 고발에 대해 경원일보 측이 한 질문에 대한 김 시장의 답변을 살펴보자.

당시 김 시장은 "제가 보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은 복합문화단지는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고, 크게 봐서 공법적인 측면 인허가 과정에서의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회사운영 과정에서의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장전결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시가 어떤 대응방침을 생각하고 하는 것은 과장 전결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라며 "상황 속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 jtbc에 대해서 실무자 견해였다"라고 답변했다.

지난 10월 30일 답변을 4월 답변과 비교했을 때 상당 부분 수정 되었지만 결론은 비슷한다.

김 시장이 주장하는 결론을 종합해 보면 결국 "리듬시티 일이니까 리듬시티가 반박하는 것이 맞다"다.

그러나 이 입장 발표가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김 시장의 발언으로 고민해 볼 대목은 JTBC 보도가 전임 시장 시절의 행정이 아닌 리듬시티에만 국한된 보도인가 여부와 그렇다면 의정부시는 리듬시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느냐다.

이 두 조건이 부합한다면 김 시장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

하지만 행정의 일관성, 경영의 안정성 등을 놓고 따져보면 다른 시각이 보인다.

먼저 리듬시티의 지분 구조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문제의 핵심이 되고 있는 고산동 물류창고 시행사(물류창고 부지를 조성해 업체에 매각한 매도인, 물류창고 건축 부지를 구획한 고산지구 도시계획은 의정부시가 주체)인 '의정부리듬시티'는 의정부시가 34%, 민간기업이 6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민간기업 중 최대 지분인 20%를 확보한 곳은 '유다자형'이며 단일 규모의 최대 지분은 의정부시가 가지고 있다.

더구나 고산동 사업은 그린벨트를 해제해 추진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업이다.

구상부터 인허가, 그린벨트 해제, 사업자 선정 등 전과 정에서 의정부시가 주도한 사업이다.

그린벨트 해제 사업이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은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서 진행했다.

만약 사업이 성공할 경우 지분만큼 이익도 시에 환원된다.

사실상 쉽게 바라보면 의정부시가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의정부리듬시티는 의정부시가 설립해 투자하고 지분을 가진 민간 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의정부시는 리듬시티와 별개가 아니라며 개발사업을 성공시킬 책임과 사업이 순조롭게 되도록 협조할 법적, 도의적 의무가 있다. (이 사업의 일부분이 물류창고 신축)

단순히 시민 몇 명이나, 정치인 몇 명, 시장 개인이 반대한다고 무산시키거나 변경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JTBC 보도 이후 시청 해당 부서에서 반박 보도자료 작성에 들어간 것은 어쩌면 공무원들이 시민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한 당연한 행정조치다.

시가 추진하고 지분을 가진 회사에서 하는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JTBC가 보도했고, 지분을 가지고 하는 시가 행정행위의 일환으로 반박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것은 당연하는 업무라는 것.

앞서 4월 국회의원 선거를 두 달여 남겨놓은 지난 2월 16일 JTBC가 "공공사업’하라고 그린벨트 풀어줬더니... 1000억 올려 ‘땅장사’"란 타이틀로 방송 뉴스를 내보냈다.

앞선 지분 구조와 관계를 알고 위의 보도를 접한다면 어떻게 시의 행정과 관련이 없는 보도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만약 리듬시티가 추진하는 사업 과정에 전임 시장이나 공무원들이 커넥션이 있어 이 것이 수사기관에 발각되었다면 또 다르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수년간 감사원 감사, 일부 정치인과 언론의 의혹 제기, 일부 시민의 고소와 고발에도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만큼 정상적이고 깨끗한 사업이라는 반증이다.

결국 그렇다면 정치적 상황이 다르고 개인적 입장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 추진되고 있는 시의 사업이라면 그 책임을 맡고 있는 시장은 사업을 성공시킬 의무가 생긴다.

내 생각보다는 공공의 이익 또는 자본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계약의 신뢰성이나 안전성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임 시장이 한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차라리 부족한 부분 모자란 부분을 보완해 완성시키는 것이 현 시장의 치적이 될 수 있다.

◆ "가치 있는 시장보다 가치 있는 인간이 되세요"

김 시장은 10월 30일 기자회견에서 2차 고발과 관련해 이 내용을 보도한 일부 언론을 대놓고 비하했다.

김 시장은 자신을 고발한 사건과 이를 보도한 기사에 대해 "가치 없는 일"이라고 싸잡아 폄훼했다.

그러나 반대 입장에서 보면 시장 개인의 입장을 고려한 이런 사고방식이나 발언이 더 가치 없어 보인다.

인허가권과 인사권을 가지고 1,000명이 넘는 공무원을 지휘하는 시장의 권한은 실로 막대하다.

아마 그래서 너도 나도 시장을 하고 싶어 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와 생각이 다르다 해서 "가치 없는 일을 하는 놈들"로 공개석상에서 확정적으로 평가해서야 되겠는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공화국이고 법에 공무원은 봉사자라고 명시했다.

물론 현실은 아니더라도, 법적인 봉사자인 시장은 공개석상에서 발언할 때 매우 신중하고 조심함이 요구된다.

최소한이 아닌 최대한의 예의와 품격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의정부시 46만 명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말 한마디에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부터 높은 지위에는 그 지위에 걸맞은 언행을 요구해 왔다.

이 중에 칼에 비유한 공직자의 처신을 빗댄 말이 가장 와 닫는다.

옛말에 큰 칼은 함부로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본의 아니게 억울하게 다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부터 조심하는 자세, 심사숙고하는 자세, 주변을 살피는 자세가 공직자의 기본 자세로 추앙받아 왔다.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에는 공직자의 권한이 클 수 록 자신의 권한을 사용하는 데 있어 부작용은 없는지 선의의 피해자는 없는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그 권한의 요소 중에 가장 큰 힘은 누가 뭐라고 해도 사람의 공적인 발언이다.

시장의 말이 공무원들에게는 또는 지지자들에게는 곧 지시이자 명령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동근 시장이 지난 10월 30일 했던 "가치 없는"이라는 발언은 아쉬움을 남긴다.

또 이 소리를 듣고 조용히 침묵하고 있거나 또는 삐쭉 웃으면서 비아냥 거리는 일부 기자를 보고 있자면 한심함을 넘어 참담함까지 느껴진다.

이 발언이 봉사자인 공직자가 할 소리인지 숙고해 보기를 당부드린다.

아울러 남의 가치를 판단하고 평가하고 재단하기보다는 남의 가치를 올려주고 도와주는 공직자 본연의 가치 있는 일을 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앞서 언급한 격언처럼 막강한 권한을 함부로 휘두르는 시장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가치 없는 시장이 아닌 가치 있는 시장님으로 기억될 테니까.

원론적으로 따져보면 세상에 가치 없는 일을 하는 언론이 어디 있고, 가치 있는 시장이 어디 있으며 가치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길거리 이름 없는 잡초도 존귀한 가치를 지닌 피조물이거늘, 심지어 동등한 인격을 가진 인간에게 범죄자가 아니고서야 가치 없다는 평가를 내릴 위치와 권위는 과연 누구에게 부여받았는지 물어보고 싶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가치 없다고 판단하지 말고, 나와 다른 생각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알아보는 품위를 가졌으면 한다.

시장은 왕이나 군주가 아니다.

지금은 신분의 귀천이 있는 조선시대가 아닌 평등과 공정, 자유가 그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2024년이다.

시장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의 일원으로서 시민의 권한을 잠시 위임받아 대리하는 봉사자일 뿐이다.

시장이라는 자리는 아무것도 아니며 평생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일 명심하고 또 명심하는 인물이 되기 바란다.

그래서 역사에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기억되기는 정치인이 되어달라.

그 자리에서 물러날 때 박수받는 시장보다는, 따뜻하고 훌륭한 사람 김동근으로 기억되어지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