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황금연휴의 첫 날인 10월 3일, ‘2014 남양주 슬로라이프대회’가 개막했다. 조안면 운길산역 인근 물의 정원에서 개막한 올해 대회는 북한강 생태환경과 아름답게 어우러진 색색의 다양한 부스들과 방문객들이 수놓은, 진정한 슬로라이프의 향기를 내뿜었다.

가족들과 함께 대회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슬로라이프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대회장에 와보니, 음식과 문화와 자연환경이 잘 결합된 대회 같다. 함께 느지막이 걸으며 올바른 먹거리에 대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고, 그런 음식들을 믿고 사갈 수 있는 다양한 품목의 장터가 있어 좋다. 또, 대회장의 주변 풍광이 너무 예뻐서,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그림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대회장에 모인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우리의 먹거리와 삶을 둘러싼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슬로장터 속 공간에서는 친환경, 유기농, 로컬푸드, 슬로시티 지역 음식 등이 마련되어 한국형 파머스 마켓을 선보였다. 또, 기획 프로그램 ‘체질을 알면 100세가 보인다 - 똥,땅,물,밥,몸’은 남녀노소 누구나 궁금해 하는 내게 맞는 음식별 궁합과 체질감별을 받아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물,술,차 맛워크숍 또한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시음과 체험을 융합한 소규모 워크숍을 운영하며, 제법 진지한 대화의 장을 이어갔다.  

아이들과 손잡고 온 가족들은 ‘바른 식생활교육관, 달리는 쿠킹스쿨, 전통음식체험, 오색주먹밥 만들기’ 등으로 발길을 옮겨가며, 놀이와 체험으로 음식을 배우는 과학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한 연날리기, 당나귀 타기, 건강 생활체조 배우기, 두물머리 습지교실,봉숭아 물들이기, 전통놀이체험 프로그램 등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하루 종일 슬로라이프를 만끽하기에 손색이 없었다는 평이다. 

<10/3 -1일 차 스케치>

10월 황금 연휴의 시작인 3일 첫 날은, 자전거 이용객과 운길산역을 통해 대회장을 찾는 이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들은 모두,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과 일회용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자는 취지로 제공한 슬로라이프 딸기 장바구니를 받고, 연신 기쁜 표정을 보였다. 돌아가는 발길에는 슬로장바구니 한 가득, 건강과 추억이 담겨있었다. 

오전 참가자들은 메인무대에서 이어지는 각종 공연과 2014 슬로푸드 전국요리경연대회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 참가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향토음식들의 향연을 펼치며, 오가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대상은 남양주 ‘쩜장 잣만두탕’이 차지해 남양주 시민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오후 2시부터는 20회 성년을 맞은 ‘남양주 시민의 날 기념식’이 이어지며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10/4 -2일 차 스케치>

둘째 날은 2014 슬로푸드 전국요리경연대회 청소년부 경연대회가 열려, 멀리 제주도에서 올라온 ‘방풍문어죽’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요리경연대회 입선작들은 별도 전시 공간 에 대회기간 중 전시되어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치타슬로선데이 행사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대회가 이루어지는 수도권 최초의 슬로시티 조안의 숨겨진 매력을 마음껏 발산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또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였던, ‘통돼지바비큐 음악회’는 그야말로 대성황을 이뤘다. 저녁 6시부터 방문객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고, 무료시식회에서 제공되는 바비큐와 맥주, 막걸리, 김치 등을 함께 나누며, 메인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선율을 즐겼다. 무엇보다, 2시간 동안의 공연시간 동안, 여기저기 스스로 자리를 펴고 가족끼리 모여앉아 음악회를 즐기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고, 이것이 달빛과 별빛,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져 더욱 대회의 품격을 더했다. 
<10/5 -3일 차 스케치>

오전부터 시작된 메인무대의 이하연 김치명장 김치시연과 퍼포먼스는 우리의 대표 슬로푸드인 김치를 만들고 즐기며, 대회 3일째의 첫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뿐만 아니라 2013 남양주 슬로푸드국제대회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가족요리체험 프로그램 ‘국자를 든 남자’ 역시 올해도 열려, 가족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로 알고 있는 햄버거를, 호텔 셰프와 함께 배워보며, 만드는 마음가짐과 재료에 따라 패스트푸드도 얼마든지 슬로푸드로 변할 수 있음을 깨닫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오후 4시부터는 폐막 기념 경매쇼가 열렸다. 참여 부스별로 50~90% 가격할인이 된 떨이 상품을 내놓아, 대회장을 떠나는 방문객들과 함께 색다른 재미와 넉넉한 인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