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가 때 이른 소나무커넥션으로 술렁이고 있다.

사상최대의 불경기로 서민들의 아우성이 큰 이 시점에서 가로수로 고가의 소나무를 식재해 주민들과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양주시는 지난해 가로수 및 소공원 사업을 위해 예산을 세워 한 해 동안 가로수 식재와 소공원조성사업을 시행했다.

시의 ‘2008년도 하반기 가로수식제 발주 현황’을 보면 지난해 6~12월까지 하반기 가로수 조성사업은 모두 5곳으로 ‘서정대학 진입로 가로수 식재’, ‘국도3호선 가로수 식재’, ‘양주1동 소공원 조성’, ‘회천2동 소공원’, ‘검준지방산업단지 앞 소공원 조성’사업 등이다.

위의 5곳에 투입된 시민혈세는 모두 11억1천5백여만원이다.

문제는 공원조성에 사용된 소나무가 원거리의 타 지역에서 고가로 매입됐다는 사실.

시로부터 제한경쟁을 통해 선정된 도급업체들이 공교롭게도 풍토와 토질이 전혀 상이한 전라도 고창, 남원, 정읍 등에서 한 그루당 많게는 5백6십여만원(4대보험 등 제반경비포함)에 소나무를 구입해 공원에 식재된 것.

특히, 1억2천여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J조경이 시공한 국도3호선(시청앞~양주역)도로변 200여m 구간의 소나무의 경우 공사비와 나무 개수를 나눠 단순계산 할 경우 한 그루당 4백5십여만원(제반경비포함)이란 비용이 산출된다.

이 비용은 관내 조경업체와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공사비와 운반비를 포함한다고 해도 너무 비싸다. 시중시세보다 배는 많다”는 탄성이 나오게 하고 있다.

사정을 알고 있는 일부 시민은 시의 혈세낭비와 유착의혹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시청 인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시에서 풍치 있고 아름다운거리 조성사업을 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며 “단지 이렇게 비싼 고가의 소나무를 전라도 지방에서 반입해  식재 한 것이 잘못된 행정이고 결국 연말에 남은 예산을 소비하기 위해 서둘러 사업을 집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만 불러오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양주시에서 십여년 동안 화원 및 조경수 사업을 하고 있는 이모씨는 “양주시 옥정 회천지구 택지개발로 인해 인근 임야에 현재 가로수로 식재되어 있는 소나무보다 질이 우수한 나무가 많다”며 “토질과 기후차이가 많이 나는 호남지역의 소나무를 구태여 반입해 가로수로 활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시의 엉성한 행정을 꼬집었다.

더구나 양주처럼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는 타 시군에서는 관계공무원이 공사현장을 직접 방문해 수차례 주택공사 측과 협의를 거쳐 수목·토사를 재활용하는 방안으로 행정을 펼쳐 수십억의 시 재정 절감효과를 얻은 사례도 있다.

관련부서 공무원은 예산절감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 인센티브와 포상금이 지급됐다.

양주시도 위의 사례처럼 공무원이 생각을 바꾸고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혈세를 얼마나 아낄 수 있는지 본받아 시가 추진하고 있는 고읍, 옥정, 회천 등 택지개발지역의 수목과 토사를 공공사업에 재활용하는 지혜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시는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국가경제는 위기의 소용돌이 있다. 정부는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예산의 조기집행을 각 지자체에 주문했다.

이럴 때 일수록 시장을 비롯해 일부 고위공직자와 담당 공무원들은 시민의 혈세를 자신의 돈처럼 아끼는 자세가 절실하다.

아낀 예산으로 더 필요한 곳에 지출 할 수 있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공무원이 사비를 들여 자신의 집 정원에 소나무를 식재한다면 아마 비용을 아끼고 아껴서 품질을 고려해 정원을 꾸밀 것이다.

혈세도 마찬가지다.

공무원들은 내 돈을 쓴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일부 공직자들에게는 예산은 남김없이 쓰라고 주는 돈이라는 생각이 아직도 많다. 이제는 국가발전과 경제발전을 위해 아끼는 예산으로의 사고 전환도 필요하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예산절감은 국가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쓸 때 쓰고 할 때 하는 낭비없는 효율적인 행정이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