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란인 카페에서 댓글로 "두집 살림 한다"는 허위사실을 게시해도 제3자들이 피해자를 실체적 특정할 수 없는 이상 공연성이 결여되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단독 조인영 판사는 23일 온라인 카페 'S' 게시판에 접속해 천모씨에게 "두 사림 하는거 온 카페가 다 안다"는 글을 올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윤모씨에 대해 무조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피고인 윤모씨는 이 카페에서 '킴'모라는 닉네임과 피해자 천모씨 '한'모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해왔다.

이들 둘은 최근 천모씨가 윤모씨의 댓글을 비판하는 댓글을 연이어 올리면서 서로 사이버상 댓글 설전이 이어졌고 인신공격성 댓글을 빌미로 서로 고소하면서 검찰 기소까지 가는 등 사건이 불거졌다.

조인영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피해자의 인터넷 아이디만을 알 수 있을 뿐 그 밖의 주위사정을 종합해보더라도 그와 같은 인터넷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기 어렵다면 명예훼손죄 또는 모욕죄의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볼수 없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 판사는 또 ▲카페 회원이 1만8천800명에 이르고 별명을 사용하는 점 ▲피해자가 실명을 쓰지 않은점 ▲피해자와 피고인이 서로 인적사항을 모르는 점 ▲댓글만으로 특정인에 대해 외부적 명예를 훼손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무죄근거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