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 문희상, 김문원, 홍문종, 임충빈)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의정부와 양주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게다가 국회의 행정구역 개편법안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일부 지역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통합시 논의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자로 거론되는 일부인사들의 정치적 구도와 입지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직 시장을 중심으로 의정부와 양주시청 공직사회 분위기와 입지 등에 대해 살펴봤다.

 
국회, 행정구역 개편안 특별법 검토

내년 6월 2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의정부·양주 등 한수이북을 하나로 통합하고 경기도를 폐지하는 행정구역개편안이 국회에 상정, 이 지역 출마후보자와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 등 일부 국회의원은 도체계의 행정구역을 폐지하고 100만 규모로 여러 개의 시를 통합하는 골자가 담긴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법 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이 안은 지난달 구성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위원회에서 본격적인 심의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법안의 국회통과 여부는 올 하반기에 그 윤곽이 그려질 전망이다.

지방행정체제개편이 국회차원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자 의정부와 양주 등은 차기 통합시장을 놓고 벌써 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또 통합범위를 놓고 의정부와 양주시, 동두천의 3개시 통합설과 의정부와 양주, 동두천, 연천, 포천 등 5개시 통합설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의정부·양주·동두천의 경우 통합논의가 10년 전 부터 활발하게 진행, 일부에서는 정치권의 움직임 함께 통합공감대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의·양·동 통합 10년 전부터 거론된 지역적 화두

10여년전 의정부시와 양주시 동두천시의 통합논의는 양주시를 중심으로 제기 됐다. 신흥대학 행정과 안병용 교수가 의·양·동 통합과 관련된 논문을 최초로 발표하면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결국 통합의 찬반을 결정하는 주민투표결과 양주시의 반대로 통합논의가 무산됐다. 이후 의정부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통합논의가 미약하게 몇 차례 제기 됐지만 양주시 도시개발에 탄력이 붙으면서 반대여론이 우세해 지자 추진력을 잃게 된다.

양주시의 경우 이미 수 십 년전 부터 지역이 쪼개지는 경험이 있다. 의정부시가 과거 양주시 의정부읍에서 출발했으며 남양주시도 양주남쪽 일대가 분리돼 형성됐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행정구역 개편안은 2~3개 안이다. 우선 도를 존치시키고 통합시를 만들어 예속되는 시를 행정구로 격하시키고 구청장을 임명제로 전환하는 안과 도를 폐지시키고 중심되는 시를 본청으로 하고 흡수되는 시를 구청으로 격하시켜 구청장 선거를 치루는 형태 등 이다.

이 안을 놓고 보면 경기도의 경우 10여개의 통합시가 형성되는데 법제화 후 주민동의를 거친 지역부터 우선 시범 실시해도 당분간 도의 존치는 불가피 하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일부 타 지역 도지사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회통과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 도를 폐지하는 통합시는 반대하지만 도를 존치시키는 통합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어 향후 도 존치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통합시 입장에서는 도를 존치시키는 통합시는 오히려 행정절차만 복잡하게 만들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다가 흡수되는 시군의 입장에서는 의원정수나 자치단체장의 기득권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반대여론도 클 전망이다.  

‘소통령’ 통합시장, 출마예상자 의정부 인사 중심 거론

통합시장의 경우 도지사급에 준하는 광역시장으로서 독자적인 예산확보와 고위직 공무원의 인사권한 등 ‘소통령’ 수준의 책임과 권한이 부여된다.

더구나 그 예우와 의전에 있어서도 장관급 이상 일 것으로 보여, 중앙정치로 입문하기 전 표밭 다지기와 행정능력 함양에 큰 역할도 기대된다.

의정부의 경우 김문원 의정부시장을 비롯해 홍문종 경민대학 총장, 문희상 국회부의장 등 기라성 같은 정치고수들의 이름이 일부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모, 광폭행보를 보인 김문원 의정부시장의 경우 통합시장에 뜻을 두고 있음을 주변에 공식·비공식적으로 암시하고 있다는 게 지역정가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취급되고 있다.

시 인구규모로 볼 때 의정부를 중심으로 한 행정체제 개편이 불가피한 실정에서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이 유권자에게 어필 할 것으로 보여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역정가에서는 중앙의 공천문제에 있어 현직 국회의원이나 전직 정치인사보다 열쇠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어 내치와 외치의 조화가 어떻게 구성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주시, 통합에 부정적이거나 관심 없어
 
양주시 임충빈 시장의 경우 통합시에 부정적인 시각이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양주시의 경우 부지면적이 넓어 독자적인 도시개발이 가능하지만 의정부와 인구비례로 따질 경우 절반정도 수준으로 표결에는 불리한 입장이다.

임 시장의 경우 무소속으로 정치적 입지가 약한데다가 양주시장출마를 노리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정당 공천에 뛰어들 경우 전직 시장 프리미엄도 지키기 힘든 상황이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아직 통합시 체제의 선거는 어렵지 않겠냐"는 사견을 내비쳐 이런 분석을 뒷받침했다.

임 시장은 또 “시장 출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 할 것”이라고 여운도 남겨 정치적 입지 선점을 두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주시의 경우 일부에서는 행정구역 개편과 내년 지방선거 출마 등 논의가 불거지면서 시청 조직에서 임충빈 시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부 민원이 사이에는 일부 공무원들이 시장의 지시나 명령에 불복하는 경우가 있다며 기강이 해이를 꼬집고 있다.

한 시민은 “소수지만 계장은 과장에게 과장은 계장에게 직원은 계장에게 계장은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무책임 행정이 일어나고 있다 ”며 “이는 시장의 당선가능성도 낮은데다가 지방선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공무원이 시장을 무서워하지 않아 일을 하기 보다는 눈치 보기로 일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양주시의 한 간부 공무원은 “통합시 논의에 대해 양주시 입장에서는 별다른 계획이나 구상이 없다”며 “과거 의·양·동 합병논의가 있었지만 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해 양주시 공직사회는 반대하거나 관심이 없는 등 입장차가 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또 “양주시나 양주시민 입장에서 통합에는 원론적으로 찬성할 수 있지만 통합해서 얻는 이익이 양주시가 적은데 구태여 찬성 할 명분이나 이유가 없다. 쉽게 실행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통합시를 통해 양주시가 얻는 실익이 없음도 주장해 통합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의정부 통합시 찬성 분위기

의정부시 김문원 시장의 경우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시장을 향한 큰 꿈을 꾸고 있다는 하마평이 무성하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행복특별시 의정부’라는 시 슬로건을 새롭게 디자인 한 것도 김 시장의 큰 꿈이 녹아 있다는 분석이다.

의정부시청 공직사회도 지역발전을 위해 통합시는 불가피하는 의견이 많다.

통합시가 되면서 양주시와 합쳐질 경우 의정부와 인접해 있는 시 경계구간을 개발 할 수 있어 개발부지 부족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 할 수 있고 양주시나 동두천 등 타 시군의 조직을 흡수 할 경우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인구유입에 따른 공무원 증원을 시 본청에서 통제 할 수 있어 의정부 출신 공무원이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구 규모가 양주시의 두 배에 달해 통합찬반투표나 시장선거에서 불리 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일부 시 공무원 중에는 의정부시청과 인연이 있는 정치인이나 인사가 시장이 될 경우 의정부출신 공무원들의 통합시의 행정조직 장악력이 높아져 시청 직원에게 유리 할 것이란 숨은 의도도 숨겨져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지역여론에서는 통합시 문제를 거론하면서 문희상 국회부의장과 홍문종 경민대총장, 김문원 의정부시장 등을 후보물망에 거론하고 있지만 반면, 양주시 인사는 물망에 오르지 못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형국이다.

양주시 공직사회, “통합되면 인사에 불이익” 우려

양주시 공직사회도 의정부를 중심으로 하는 행정구역 개편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의정부가 중심이 된 통합시 형태가 될 경우 양주는 구청수준으로 격하되면서 고위직 공무원의 독자적인사권과 예산사용권한이 없어져 공무원 조직에도 큰 영향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통합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양주시의 한 간부공무원은 사석에서 "의정부를 중심으로 한 통합이 될 경우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일선 시·군청의 경우 9급 서기보로 공직에 입문해 5급 사무관 승진까지 평균 27년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의정부시와 양주시가 통합 될 경우 인사에 불이익이 클 것이란 위기의식이 일부 공무원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양주시의 경우 최근 개발속도에 탄력이 붙으면서 공무원 정원이 늘고 있어 타 시군보다 간부직 승진 확률이 높다.

그런데 통합으로 조직이 합쳐지면 의정부시청이나 도청 출신 직원과 경쟁해야 하는 등 승진에 불리해 질 수 있다.   

양주시의 한 공무원은 “갑자기 이명박 정권에서 통합시 논의가 불거지고 있는데 양주시민 입장에서는 통합에 반대 한다”며 “행정조직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충분한 의견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의정부시와 양주시에 통합시 논의가 불거지면서 지방선거와 어떻게 가닥이 잡힐지 올 하반기 국회결정을 두고  의정부·양주 두 지역의 운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