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조직을 역이용해 돈을 빼내는 기가막힌 사건을 저지른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단독 김재근 판사는 지난달 31일 보이스피싱 일당에 통장을 넘긴 뒤 이 통장으로 입금되는 피해금액을 다시 가로챈 이모(20)씨를 횡령과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징역 3월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이모씨는 동종 범죄 전과로 집행유예기간 중인 지난해 7월 20일 보이스피싱 조직에 자신의 하나은행 계좌를 제공했다.

이후 이 통장에 돈이 입금되자 미리 가입해 놓은 스마트폰 뱅킹서비스를 이용해 500만원을 지인 통장에 바로 송금, 이 돈을 소비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이 사건 범행도 피고인이 집행유예의 판결을 선고받은 지 불과 두 달 정도 경과한 시점에 저지른 것으로, 피고인의 연령이
어리다는 이유로 선처가 반복되어 피고인은 죄의식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범죄행위에는 무거운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단기 실형을 선고하여 향후 재범의 길에 접어들지 않도록 경고하기로 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