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원인이 시장실에서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자살 소동을 벌여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자살소동의 원인이 복지시설 보조금 지급 때문인 것이 알려지면서 증세없는 과도한 복지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프닝을 벌인 장본인은 A씨는 지난달 30일 의정부시장실에서 면담 도중 자신이 운영하는 미혼모가정복지시설에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시장실 밖으로 몸을 던지겠다고 소동을 일으켰다.

A씨는 사비를 들여 지난 3월말경 의정부 신곡동에 개설한 미혼모복지 시설에 시의 보조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같은 소동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사업실적 전무 ▲입소자 미비 ▲신뢰성 ▲지원근거 등의 원칙적인 이유를 들어 보조금 지원을 거절한 상황.

하지만 A씨는 이에 반발,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청와대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확답을 듣지 못해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미혼모가족복지시설의 경우 여성가족부 주관 지원사업으로 맞춤형 법규나 지침이 없다. 한부모가족지원법을 준용해 일부 지자체가 비용 보조를 해주고 있다.

시는 유일한 미혼모시설인 늘푸른집이 입양기관으로 이전하면서 올 6월말에 폐쇄하더라도 실적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지 않은 시설에 무조건 예산을 세워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칫 특혜시비와 함께 감사의 타깃이 되어 담당공무원만 징계나 문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매년하는 의회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한 감사원, 경기도, 자체감사 등 각종 감사 제1번이 복지예산 누수를 찾는 것이어서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과도한 업무 이외에 감사업무 대응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또 사회복지직 공무원 1인당 담당하게되는 대상이나 기관이 과도해 지원금과 관련해 폭주하는 민원을 일선에서 적절히 소화하기 힘들다는 호소가 수년전 부터 이어지고 있는 상황.

더구나 시 1년 전체 예산의 52%가 복지예산으로 소모되는 등 추가적인 복지예산 증액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복지예산을 지원받은 다수의 어린이집이나 개인시설의 예산 상당부분이 인건비성 경비에 사용되는 등 직접적인 복지에 투입되지 않는 것도 쉽게 지원을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중 하나다.

현재 의정부시는 보육 및 유아시설 인건비로 연간 800억원 이상을 집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75개 어린이집이 운영과 관련해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행정조치와 함께 사법기관에 고발되는 등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다.

A씨는 최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공무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계속 사비가 들어가 파산 지경"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러나 관계자 들은 "사비가 계속 소모되는 것에 대한 A씨의 애로사항은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개인이 임의로 개설한 시설에 규정상 무조건 예산을 투입할 수는 없다"며 "여기저기 많은 민원을 내셨지만 일단 경력이 확인되지 않고, 실제로 일한적이 없다.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혈세를 아무런 근거없이 집행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또 의정부의 경우 서울의 위성도시로 복지지원이 필요한 시민들이 계속 유입되고, 경기북부 행정 중심도시이다 보니 아동일시보호소를 비롯한 각종 사회복지시설이 모두 모여 있어 복지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복지시설을 개설했다고 무조건 개인에게 보조금을 주다가는 시가 파산한다"고 애로사항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별개로 일부에선 복지시설이나 보육시설이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다수가 요양원, 요양병원, 어린이집을 비롯한 각종 개인이나 법인이 운영하는 사회복지 및 보육시설이 나랏돈을 빼먹는 알짜 사업이라는 그릇된 편견이 만연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봉사정신과 헌신적 각오 없이 수익 사업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에 과도한 복지가 유발되고, 또 국민의 혈세는 잘못쓰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이런 악순환이 국민의 불신을 가져오고 다시 도덕적 해이나 민원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