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부의장이 지난 1일 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추모글을 내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추모글에서 문 부의장은 ‘나의 죄는 침묵한 죄’ 라고 인용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황망하고 비통한 눈물이 쏟아지고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들끓어 오른다”고 고백했다.

이어 “대통령님을 못 지키고 이렇게 떠나 보낸 내 자신에 대한 분노, 무섭고 잔인한 이 시대에 대한 분노이며 한없이 부끄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재벌, 검찰 등 한국사회 거대한 권력과 정면대결을 마다하지 않고 우리를 대신해 싸워줄 사람의 갑작스런 부재”라며 “우리를 대신해 싸워줄 위대하고 따뜻한 전사를 잃었다”고 탄식했다.

문 부의장은 운구차 행렬속에서 누군가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는 뭐 하다가 죽고 나서…” 라는 외침을 언급하며  “비수같은 그 말에 귀가 아팠고 머리가 아팠고 심장이 찢어지는 듯이 아팠다. 혀를 깨물고 입술을 깨물며 걸었다. 복받쳐 오르는 회한과 자책에 눈앞이 가물거렸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적고 있다.

한때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정치권 비난에 직면하던 때 자신의 글에서 대통령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었던 문 부의장은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노무현 대통령님은 결국 반칙과 비겁한 반격에 벼랑으로 몰리고 죽음으로 저항했다”며  “언론의 반칙, 검찰의 반칙, 정권의 서슬퍼런 특권이 죽게 만들었지만 그 안에 나의 침묵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시는 비겁한 침묵으로 반칙과 특권에 희생되는 제2의 노무현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살아 있는 민주주의 상징 한 분을 잃었지만 이제 우리 곁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민주주의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억지 위안을 새긴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노무현 대통령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라고 끝을 맺었다.

경기북부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