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정부시책으로 지난달 부터 수도권 전철구간 이용자를 대상으로 발급중인 교통카드가 발급사업자인 농협이 위탁업체를 통해 하청을 준 카드납품업체가 주문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발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5일 경기도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 경기도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과 등록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지급하던 1회용 무임승차권을 폐지하고 반복사용 가능한 충전식 우대교통카드를 지난달 1일 부터 도내 농협지점과 주민자치센터 1천5백여곳을 통해 발급하고 있다.

서울과 인천의 경우 신한은행을 경기도는 도금고 계약을 맺은 농협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31개 시군 산하에 있는 각 시군 소재 농협지점과 영업소에서 카드 신청을 받아 무료 발급을 해주고 있다.

농협 경기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30만여장의 카드가 발급됐으며 앞으로 100만여장이 추가로 발급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카드업체 6개사 중 대형 업체 2곳이 부도처리되면서 영세한 나머지 4개업체로 서울·인천시의 사업시행자인 신한은행의 주문과 일반인 교통카드 등의 신규물량이 폭주해 카드발급이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것.

농협은 당초 지난달 29일 발급을 개시하려 했지만 카드수급이 원할하지 않자 급하지 않은 대상자들의 경우 오는 15일까지 발급이 지연 될 수 있다는 공고를 냈다. 

발급대상자인 도내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들 중 일부는 카드가 지연되면서 신속한 카드발급을 호소하는 등 불편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의정부에 거주하는 황모(66, 장애인)씨는 "카드발급이 지연되면서 대중교통이용에 불편이 있다"며 "더구나 여러번 농협을 방문하는 등 불편도 크다. 정부는 수급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정을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인터넷언론에서는 농협과 도청이 카드납품업체 선정과정에 특혜로 부실업체를 고의적으로 선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사업의 경우 부실업체가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실적이나 규모, 자본 등에 대해 철저한 심사와 실사, 입찰을 거치기는게 통례이기 때문에 파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수급에는 약간의 차질이 있어지만 타 은행에서 발주를 위해 끼어들기를 하면서 농협에 차질이 온 것"이라며 "전철을 이용하지 않는 대상자 모두가 발급받기 위해 몰리다보니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 같다. 다음주 정도면 발급이 정상적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협은 농민신문사와 물품위탁공급계약을 맺고 있으며 농민신문사는 카드 공급계약을 '케이비테크놀러지'사와 맺은 후 이 업체는 다시 다른 생산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