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을 해준 금융기관 임원과 건축업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고양경찰서(서장 정수상)는 6일 건축업자와 결탁해 거액을 불법대출해 준 A금융기관 전 임원 K모(42)씨와 건축업자 L모(51)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A금융기관과 연계해 불법대출을 해준 B금융기관 지점장 M모(54)씨 등 5개 금융기관 전현직 임원 20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A금융기관 임원 K모씨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건축업자 L모씨와 결탁해 담보가치와 상환능력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해 명의를 빌려준 23명에게 90억을 대출해줬다.

또 B금융기관 지점장 M모씨 등 전현직 임직원 20명은 A금융기관 연계대출에 가당해 70억을 불법대출해줬다.

대출을 받은 건축업자 L모씨는 빌라 분양사업 수익금 지급을 미끼로 대출명의자를 모집해 계약금만 지불하고 토지를 사들인 뒤 실제 건축할 계획없이 평탄화 작업만해 감정평가액을 높혔다.

불법대출이 가능했던 것은 대출실적이 필요했던 K씨와 L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5억 이상 본점승인 사항을 피하기 위해 타금융기관과 연계대출을 진행했지만 이들 금융기관도 모두 실적을 위해 심사를 엉성하게 진행했다.

수사결과 명의를 빌려준 23명은 주부와 대학원생, 기초생활수급자 등 주로 무소득자가 대부분이었으며 건축업자 L모씨는 200억의 금융채무 불이행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담보로 잡힌 토지는 맹지이거나 건축물이 철거되지 않아 건축행위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담보평가액 70%를 초과해 90%까지 상행대출해 부실이 커졌다.

경찰은 금융기관의 불법대출 사례를 막기 위해 내부 감사시스템 강화 등 철저한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