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발생 20일째, 구리시(시장 박영순)는 이제 전염병과의 승전보를 앞두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의 모습에서 보듯 예전처럼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다.

구리시에서 가장 번화가인 돌다리 사거리에는 구리시희망봉사회(회장 이동덕)를 비롯한 지역사회단체를 중심으로“메르스를 이겨낸 구리시! 시민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냈습니다”등 각종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아직까지도 메르스 충격의 여진이 남아있는 시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치유하고자 하는 따뜻한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요즘 국·내외 화제가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서 들려오는 경제위기 뉴스에서 보듯 지금 우리나라 경제도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서민들의 하루살이는 힘겹기만 하다.

이와중에 메르스는 사람들의 발길조차 끊어놓았다.

메르스가 거쳐 간 구리카이저병원, 구리속편한내과 골목상권은 그야말로 쓰나미 같은 충격속에 휩싸이며 영업주 스스로가 일어나기에는 너무도 힘겨워 보였다.

누군가는 나서야 했다. 어려울 때 힘을 합치는 공동체 의식이 절실했다.

이 상황을 가까이서 누구보다 애타는 마음을 가진 이는 다름아닌 구리시 공무원들이었다. 지난 6월 29일 이성인 부시장을 비롯한 400여명의 공직자들이 레벨D방호복을 착용하고 1층에서 9층까지 맨몸으로 카이저병원에 진입하여 청소와 방역활동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생생한 기억들이 있기에 시간이 흘러도 텅텅 비어있는 식당을 지나치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다시한번 공무원들의 도움이 절실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던 것이다.

박영순 시장은 메르스와의 힘겨운 사투가 진행되던 어느날 연로하신 어르신을 모시고 사는 한 상인의 말에 가슴이 미어지 듯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 일이 있은 후 담당 실·국장들에게 시 차원에서 상인들을 돕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보라고 했지만 사실 뚜렷한 방안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서 피해보상 같은 구체적인 구제방안은 정부측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차선책으로는‘어려운 이웃돕기’차원에서 당장 힘겨운 상인들에게 다소나마 매출 신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그것이 500여명의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의 매주 한차례 휴무제이다. 지난 1일 첫 번째 실시로 다소 어수선했지만 2번째인 8일에는 확연한 성과가 나타났다.

구리속편한내과가 입주해 있던 복합건물의 한 식당의 경우 첫 인상이 텅 비어 있던 분위기였지만 공무원들이 들어서자 어느새 하나둘 좌석들이 채워져 나갔다.

이곳 주인의 말에 따르면“메르스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죽을 맛이었는데 이렇게 시청 사람들이 온다는 사전 연락을 받고 모처럼만에 전 종업원이 분주히 움직일 만큼 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비록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이용하다보니 전체 매출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메르스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는데는 어느정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앞으로도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들을 대상으로 피해상가 및 인근 골목상권 이용하기를 적극 권장하고, 지역 유관기관과 단체에도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