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장을 위조해 허위의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수억을 편취한 노부부가 수년간의 도피생활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의정부경찰서는 15일 건물주의 위임장을 위조해 31명의 세입자에게 허위의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수법으로 4년간 31명에게 총 8억9천여만원을 가로챈 남편 A모(79)씨를 구속하고 처 B모(6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노부부는 지난 2002년부터 의정부에서 청소업체를 운영하면서 성실함을 인정받아 건물주에게 월세계약을 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 받는다.

이들 부부는 원거리에 있는 건물주의 경우 월세 입금만 확인한다는 헛점을 악용해 계약서를 위조하는 범죄를 저지렀다. 두 부부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건물주 통장에 50만원의 월세를 입금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경찰은 4년간 도피 생활 중인 노부부가 고혈압과 당뇨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잠복해 현장에서 검거했다.

의정부경찰서 수사과 박원식 과장은 "서민의 전재산인 전세보증금을 날리고 거리에 나앉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감안하여 고령이지만 남편 A씨를 구속했다"며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집주인과 직접 계약하고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세입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