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모 국회의원 후보가 정치인으로 나서기 전 직장에 다니면서 모 시청 공무원들에게 향흥을 접대하고 뇌물을 건냈다고 자서전을 통해 고백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모 후보가 직접 작성해 출판한 자서전 '○○은 ○○도 ○○넘는다' 90~92쪽에는 30여년 전 건축설계사로 일하면서 모 시청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경험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모 후보는 자서전을 통해 "설계 도면에 문제점이 없었는데, 번번이 퇴짜를 맞으니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공무원들에게 '잘 봐 달라'는 의미의 뇌물을 주어야 하는데, 주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이미 다른 건축사무소들에선 관례처럼 당연하게 그런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선 그 관례를 깰 수가 없었다. 손가락 빨고 살 수 없는 입장이었으니까. 결국 어느 순간 나 역시 그 '관례'에 울며겨자먹기로 동참(?)하게 되었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모 후보는 92쪽 '월급 7만원으로 접대를!'이란 소제목의 글을 통해 돈봉투를 전달하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그는 "건네받은 흰 봉투에 어김없이 두둑한 지폐 뭉치를 넣었다. 설계도면 사이에 봉투를 껴 넣고 시청 담당 공무원에게 건네고 나오는데"라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당시 시청 내부에서 뇌물이 공공연하게 오갔다는 것을 확인 시켜줬다.

이어 "월급이 7만원인데, 잘 보이기 위한 접대비용은 그 몇 배가 들어가니 대체 이게 뭔가, 싶었다"고 당시 '을'의 비애를 털어놨다.

모 후보는 "너무나 다행스러운 건 지금은 이런 관례들이 이미 없어져서, 투명한 사회가 됐지만, 수 십 여 년전에는 이런 미래를 볼 수 없으니 그럴 수밖에"라고 세상과 타협했던 어쩔 수 없는 사회 분위기를 털어놨다.

이와 관련, 모 후보는 9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때 당시 20대니까 들은 거죠. 그때 근무하던 공무원들은 모두 퇴직했다. 내가 직접 썼다"고 해명했다. 

한편, 모 후보의 자서전은 지난 2014년 1월 15일 도서출판 '○○과 ○○'에서 발행되었으며 2년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 후보로 나왔던 후보의 출판기념회에서 12,000원에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