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사단법인 명의로 비의료인에게 병원을 개설해주고 금품을 받거나 직접 병원을 운영해 건강보험급여를 편취한 지방언론 이사와 의료인 등 수십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20일 의료법상 비영리 사단법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는 헛점을 이용해 서울 강남과 경기 김포, 오산, 의정부에 9개의 병의원을 개설해주고 법인에서 운영하는 것 처럼 위장한 뒤 실제 비의료인에게 매도해 의료법을 위반한 지방언론 이사 겸 사단법인 대표 오모(58)씨와 의료기관 실 소유 운영자 이모(52)씨 등 8명, 브로커 신모(49)씨 등 2명, 범행을 도와준 정모(48)씨, 의사 9명 등 총 20명을 검거해 이중 오모씨와 이모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서울시의사회의 고발에 따라 이 비영리법인에 대해 수사를 벌였지만 증거부족으로 처벌을 받지 않자 계속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구속된 오모 법인 대표는 지난 2012년 한국 A협회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이 비영리 법인을 이용해 약 4년 전부터 일반인에게 병, 의원을 개설해주는 대가로 병원은 1억, 의원은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다.

오모씨는 이런 방법으로 서울 강남에는 치과를 경기 오산시에는 요양병원을 의정부시에는 비의료인에게 피부과의원을 개설해주고 매달 300만 원을 받아 4억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이들 병의원은 불법영업을 통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38억 상당의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 혐의다.

오모씨는 김포시에 있는 본인 소유 A메디컬타워 건물에 법인 명의로 치과 2개소, 한의원 1개소, 피부과 2개소, 내과 1개소 등 의료기관 6개소를 개설해 의료법을 위반하고,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3억 상당의 요양급여비를 편취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지난 2012년 6월께 불법개설된 강남 치과는 비의료인 이모(52)씨가 오모씨에게 5천만원을 주고 면허를 빌려 개설했으며 매달 200만 원씩 총 9천 3백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 치과는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5억 2천만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 혐의다. 이 치과는 치과에 근무했던 의사의 제보로 지난 2015년 서울시치과의사회에 의해 고발되어 수사를 받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 오산시 소재 B요양병원은 지난 2012년 6월 정모(48)씨가 오모씨에게 1억을 주고 면허를 대여하고 매달 200만씩 총 3천만원을 지급했지만 7억 5천만 원의 요양급여비를 편취하고 지난 2012년 9월 다시 6억에 오모씨에게 양도했다. 법인 대표인 오모씨는 지난해 8월 15일까지 약 29억 상당의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 혐의다.

의정부소재 피부과의원은 지방지 기자겸 의료기기 판매업 종사자인 신모(49)씨의 소개로 연결된 의약품 판매업 종사자 임모씨가 개원했다.

임모씨는 개설대가로 5천만원을 오모씨에게 지급했으며 브로커 신모씨는 500만원을 소개비로 챙겼다.

임모씨는 오모씨에게 매달 300백만 원씩 총 5천 1백 만원을 면허대여로 형식으로 지급하던 중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브로커 강모(53)씨 소개로 알게된 박모(57,여)씨, 임모(60)씨, 이모(51,여)씨에게 채무를 인계하는 조건으로 C의원을 매도했다.

이들 3명은 C의원을 공동운영해 건강보험 요양급여 1억 5천만 원을 편취하고 브로커 강모씨는 리베이트 5백만원을 받았다.

경찰은 또 비의료인들과 결탁해 병의원 운영과 개설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의사 정모(48)씨, 손모(39)씨, 최모(48)씨 등 7명을 입건했다. 이들 의사들은 사무장 병원인 것을 알았으면서도 고발하지 않았거나, 일부는 오히려 실 소유자에게 자신의 명의로 의원의 명의를 바꾸자는 등 범죄행위를 조장하고 부추긴 혐의다.

이번에 검거된 법인대표 오모씨는 자신이 직접 운영했던 김포 D의원 의사에게 외부접종을 해 돈을 벌어오라는 요구로 의료법 위반을 강요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오모씨는 심지어 강남 C치과는 손님 유인 행위로 반복적인 처벌을 받았지만 계속 영업을 했으며, 김포 D의원의 의사가 사직하자 함께 근무하던 여직원들의 급여를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이에 직원들이 수사기관에서 불리한 진술을 할 것처럼 보이자 다른 경찰서에 이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고 직원들의 남편이 군인 신분이라는 것으로 악용해 기자활동으로 생긴 자신의 인맥으로 직장 내부에서 불이익을 줄 것 처럼 위협하는 발언과 행동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심지어 다른 관련자는 수사가 진행되자 담당 경찰관에게 산삼 2박스를 수사팀으로 배송해 매수행위까지 하려는 대범함을 보였다. 수사팀은 이 산삼을 청문감사관실을 통해 배송지로 반환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편취한 것으로 보이는 약 52억 상당의 요양급여비가 환수 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공단에 통보했으며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불법 병의원이 폐업 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