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세계무역센터는 전 세계 경제 수도라 일컫는 미국 월스트리트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건물이다.

 

이 빌딩에는 수많은 기업의 본사와 사무소가 상주하고 있었다. 따라서 세계무역센터의 붕괴는 전 세계 경제 활동이 마비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런 가운데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 있던 두 기업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세계적인 투자은행중 하나인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와 캔토피츠제럴드(Cantor Fitzerald)이다.

 

세계무역센터 붕괴로 인하여 피해기업들의 업무가 상당기간동안 마비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모건 스탠리의 경우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 주요 영업을 재개하여 전 세계 금융재앙을 막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반면 캔토피츠제럴드사는 수백여 명의 임직원이 희생되어 상당기간 업무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두 기업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다양한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평소에 얼마나 준비하고 훈련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모건 스탠리사는  1993년 세계무역센터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 이후에 대응방안으로 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시적인 훈련을 해왔다. 이로 인해 빌딩 붕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가운데에서도 빠르게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9․11테러로 실제 비상상황이 발생하자 미리 마련된 대응매뉴얼에 따라 혼란없이 대피할 수 있었고 테러당시 상주하였던 2500여명 임직원중 10명이 희생되는데 그쳤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주요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캔토피츠제럴드사는 그런 매뉴얼과 훈련이 없었기에 1000여명중 약 320여명이 실종되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되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우리에게 평소 비상시를 가정한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그리고 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겪는 위기상황은 얼마나 많은 비극을 초래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25일까지 ‘2016년도 을지훈련’이 실시중이다. 을지훈련은 국가 비상시를 대비하여 국민과 정부 그리고 군이 함께하는  범정부적인 국가비상대비훈련이다. 올해에는 전국 시, 군, 구 이상의 행정기관과 주요 민간기관, 그리고 군 등 4,000여 기관 48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상시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위한 대비 절차와 실제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계속되는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위협으로 인한 남․북간 긴장관계 고조, 동북아 지역 국제역학관계의 혼란 등이 발생하고 있어 비상사태를 대비한 훈련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2016년 을지훈련은 ‘함께해요 을지연습! 튼튼해요 국가안보’라는 주제로 정부차원의 비상대비훈련과 함께 주민대피훈련, 사이버테러 대응 및 GPS 교란대응훈련, 테러 및 화재 대비훈련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병무청에서는 이와 병행하여 유관기관과 함께 병력동원소집훈련, 소산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을지훈련은 민, 관, 군이 함께 참여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비상대비훈련이지만 아쉽게도 실제 훈련 참여자를 제외하고 일반 국민들의 대다수는 훈련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6.25 전쟁이 휴전된 지 63년이 지난 시점에서 전쟁의 쓰라린 기억은 많이 사라졌지만 전쟁은 완전히 멈춘 것이 아닌 잠시 쉬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 및 미사일 발사 등 각종 도발이 계속되는 때 일수록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전쟁을 막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이번 을지훈련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안보현실에 대한 이해을 높이고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역량도 강화하여 국가안보를 증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