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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농협이 개혁의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제17대 대통령인수위원회에 지난 10월 농협비리를 파헤쳐 국정감사 우수위원으로 선정된 한나라당의 홍문표 의원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요직을 차지 할 것으로 전망돼 새 정부에서 비효율적이며 고비용의 농협이 어느 정도 개혁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합장 연봉 1억~7천 … 조직 방만, 직원 단순 업무에 고액연봉 수령

농협은 중앙회와 단위농협으로 조직이 양분된다. 단위농협은 각 시군의 면·동 단위로 조직돼 있으며 조합장은 4년 임기로 조합원의 선거로 선출된다. 선출직에도 불구하고 조합장은 자신의 직무와 연관이 없는 업무에 관해 겸직이 가능하고 각 조합마다 사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7천만~8천만의 연봉을 받는다. 일부 단위 농협에서는 1억원이 넘는 연봉이 조합장에게 책정돼 논란이 되고 있을 정도다. 또 단위농협 직원들도 각종 복리후생에 고액연봉을 받고 있어 신이 내린 직장인 공기업을 넘어 신의 아버지가 내린 직장으로 구직자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일부에서는 평균 연봉이 6~5천 이상 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단위 농협의 조직도 방만하다는 지적이다. 작은 농협에도 직원이 20~30명이상이며 전무와 상무, 부장, 차장, 과장, 대리, 계장, 주임 등 과거 외환위기 이전의 비효율적인 대기업 직제를 그대로 모방, 고액연봉을 받지만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인원이 많은 편이다. 직원복지도 대기업을 능가하고 있다. 자녀 학자금이 대학까지 지원되며 본인의 학자금도 대학까지 보조된다. 하지만 농협조합장과 직원이 하는 업무는 금융업무나 물품관리 업무 등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어서 고액연봉이 합당한가에 대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관리감독 체계 복잡해 각종 비리 · 부정의혹 키운다

단위농협이 심심치 않게 각종 부정비리 의혹에 휩싸이는 이유는 농협중앙회와 주무관청인 농림부의 관리감독이 철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회장도 단위농협조합장 중 선거로 뽑기 때문에 단위농협을 실질적으로 감사하거나 감독하기 어렵다. 단위농협의 감독체계는 복잡하다. 농림부가 설립인가 및 취소, 감독기준 제정, 경영지도 등을 담당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에 보조사업에 대한 감독을 담당하고 있다. 또 농림부는 중앙회를 감독하면서 단위농협의 감독권한을 위탁해 중앙회가 단위농협의 지도 및 감독업무, 농림부장관의 위탁 업무 수행, 금융감독원장 위탁 업무 수행에 관해 감독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농림부의 감사 요청을 받아 단위농협의 신용사업을 감독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관리감독 체계가 단위농협의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농협중앙회를 거치치 않고 농립부가 직접 지역농협을 관리 감독하는 일원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중앙회의 감독기능이 단위농협을 철저하게 감독하지 못해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 개혁 못하는 이유 정치적 역학관계 때문”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 지역의 단위농협이 개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치적인 역학관계 때문이다. 단위농협조합장 등이 지역의 당원이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는 인물이어서 정치권이나 자치단체가 쉽게 관리 감독을 하거나 제도를 바꾸기 어렵다. 조합원이나 조합장의 행보가 특정 후보의 표와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농협조합원은 “단위농협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합원인 농민은 삶이 곤궁해도 조합장과 조합직원들은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며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인데 조합원이 어려우면 조합장도 직원도 어려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조합장이 고액의 돈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며 “직원들도 중소기업수준 이상의 연봉을 받지 못하게 이사회가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농협조합원은 “일부 농협조합장이 인사권을 가지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등 농민의 복지에는 관심도 없다”며 “농협조합장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면 조합장선거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see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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