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고의 조작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현역 선수와 이를 은폐한 구단 관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7일 불법 스포츠 도박 승부 조작에 참여한 선수들과 브로커, 이를 은폐한 구단 간부 등 21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브로커 A모(32)씨는 불법 도박으로 많은 돈을 잃게 되자 평소 친분이 있던 프로야구 선수 B모(24)씨에게 2회에 걸쳐 300만원을 주고 승부조작을 제의, 경기 일정 및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 후 함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배팅한 혐의다.

또 프로야구선수 C모(26)씨는 브로커 D모(31)씨에게 딴 돈을 나누는 조건으로 승부조작에 참여 대가로 300만원과 향흥을 제공 받은 혐의다.

프로야구선수 E모(27)씨는 공익 근무 당시 생활이 어렵자 같은 팀 선수에게‘1회 첫볼‧첫타자 볼넷'을 던지거나‘헛스윙’을 해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거절 당해 미수에 그쳤다.

승부조작 은폐 혐의를 받고 있는 F구단은 지난 2014년 소속 선수 C, E가 승부조작 한 사실을 인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 KBO에 보고 없이 내부회의를 통해 유망 투수 C모씨가 코치진과 사이가 안좋다는 거짓 사유를 달아 신생 구단에 특별 지명을 받게 조력·은폐해 10억을 편취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 외에 전·현직 프로야구선수와 친분이 있는 사회 선‧후배 수십명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각 20만원～2억3천만원을 베팅 하는 등 총 7억 상당의 불법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검거된 선수들이 1회 볼넷으로 승부조작을 함으로써 마치 몸이 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러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건전한 스포츠 정신과 공정성을 확립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