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360호선 마전~삼숭 구간에 위치한 어하터널이 화재발생에 대비한 제연설비가 없거나 대피시설이 부족하게 시공되고 있어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용객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홍지문 터널 화재사고 후 연기로 인한 인명피해가 크다고 보고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지침'을 제정, 길이 500m 터널의 경우 기계환기에 의해 연기를 배출 할 수 있는 제트팬을 설치토록 하고 있다.

과거 1000m미만의 터널만 설치토록 되어있던 규정을 500m 이상 터널로 규정을 강화한 것.

그러나 2004년 설계가 완료되어 내년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는 어하터널의 경우 제연설비가 없고 대인·차량의 피난연락갱, 쌍굴 터널의 경우 갖춰야 할 각 터널을 연결하는 연결통가 1곳만 설치돼 운전자와 이용객을 위한 안전설비가 취약한 상황이다.

어하터널이 제연설비 등 소방안전 시설이 부족하게 설계된 이유에 대해 관계자 A모씨는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지침'이 제정되기 이전에 설계용역이 있었고 이 경우 발주처인 경기도 도로사업소장의 판단에 따라 제연설비나 피난연락갱 등 소방안전 시설을 설치 할 수 있지만 예산책정 당시 별다른 고려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총 4.12km 구간의 마전~삼숭간 도로확포장 공사에 투입되는 전체 예산 810억 중 980~960m 터널구간이 도로공사와 함께 진행되면서 도로부분에 예산이 집중됐고 한정된 예산이 제연설비 등 소방안전에 대한 예산 배분을 소홀하게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제연설비인 제트팬을 설치 할 경우 수십억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고 피난연락갱을 추가로 설치 할 경우 설계변경으로 다시 수십억의 예산을 확충해야 하는 등 경기도의 어려운 재정상황이 예산의 추가 편성을 곤란하게 해 안전이 소홀해 졌다는 주장이다.

현재 어하터널은 동절기 양주시 고읍지구와 삼숭동 등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이 포천43번 국도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오는 3월 말까지 공정률 80%의 1개 차선을 임시 개방했다.

일부 주민은 "양주시의 대규모 택지 개발과 포천의 신도시사업 추진 등으로 향후 어하터널 이용객이 크게 증가 하는 만큼 안전설비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란 전망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당초 안전설비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뚫고 보자는 경기도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인명피해를 부를까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발주처인 경기도 도로사업소 관계자는 "사업소의 경우 예산만 세워 집행만 하고 공사에 대해 개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안전에 차이가 날 수 있다. 담당자가 교체돼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어하터널이 완공되면 45만평 규모에 총 8700여세대가 입주하고 있는 고읍지구와 430만평 7만여 세대규모로 택지개발 중인 옥정·회천지구, 수천세대가 거주하는 삼숭동 아파트단지, 포천에 거주하는 주민 수만명이 직접 이용객이 되는 만큼 양주시와 경기도의 안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