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마지막 소절이다. 홀로 입영열차를 타고 군에 입대하던 모습은 기억 속에 잊혀져 가도 군에 막 입대한 이등병의 다짐은 언제 들어도 새롭다.

 

육군훈련소를 비롯한 각 사단 신병교육대에는 매주 5천여 명의 입영장정들이 선배들의 뒤를 이어 병역이행의 릴레이 대열에 선다. 청춘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학업과 하던 일을 잠시 미루고 군대라는 낯선 공간으로 홀로 걸어가는 입영장정들의 긴장어린 표정이 한편으론 안쓰럽다. 금지옥엽(金枝玉葉) 고이 기른 내 자식을 국가의 품에 맡겨 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리며 참았던 눈물을 훔치는 부모들의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입영현장의 풍경이다.

 

그러나 지금의 입영현장은 개개인의 ‘이별의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입영장정의 부모, 가족, 친지, 애인 등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입영하는 청춘의 새 출발을 함께 응원하고 격려하는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뒤에는 ‘입영문화제’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한다.

 

병무청에서는 2011년부터 ‘새로운 출발, 그리고 좋은 예감’이라는 슬로건 아래 입영문화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현란하고 역동적인 비보이의 춤, 오페라 가수의 경쾌한 노래, 절도 있는 군 의장대의 공연 등을 통해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다. 다른 한쪽에선 부모님을 업고 걷는 어부바길, 사랑의 엽서쓰기, 고무신 선서 등을 통해 추억 만들기가 한창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서 입영장정은 군 복무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당당히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자신감을 충전하게 된다. 함께 온 가족은 사랑하는 내 아들, 형제, 애인이 훈련병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늠름한 대한의 아들로 거듭날 날을 기약하게 된다.

 

올해로 벌써 7년째인 입영문화제는 전국 20개 부대에서 43회에 걸쳐 연중 치러진다. 2016년 9월 102보충대가 해체되고, 전국 단위 사단 직접 입영제도가 시행된 후에는 사단 실정에 맞게 ‘작은 입영문화제’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올 4월에는 육군훈련소와 ‘입영문화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병역이행자의 편의 제고 및 군 인식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하였다. 이처럼 입영문화제는 민‧관‧군의 협조와 참여로 행사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다양화하여 국민 축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이 땅의 청춘들에게 군 입대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외국 영주권자가 자진 귀국하여 입영하거나, 몸이 아파 병역을 면제받고도 질병을 치료한 후 자원해서 군에 입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군 복무기간을 허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특기와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키우는 발전의 도약대로 인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니 병무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수장으로서 대견하고 고맙기 그지없다. 누군가 억지로 등 떠밀지 않아도 병역을 청춘의 특권으로 여기며 자랑스럽게 이행하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는 새로운 병역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호국 보훈의 달 6월,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의 안보 상황에서도 우리가 두발 뻗고 단잠을 이루며, 하루의 일상을 무심히 시작할 수 있는 이유, 바로 출발선에 선 입영장정 덕분임을 잘 안다. 병무청은 행복한 입영문화 조성을 통해 이들의 출발을 힘껏 응원하며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앞장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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