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찰서 교통조사계 나종기 경장)

신호위반 사고로 의식불명된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켰던 교통사고의 진실을 파헤친 공로를 세운 의정부경찰서 교통조사계 나종기(37) 경장의 선행이 뒤늦게 화제다.

나 경장은 지난 2005년 회룡역 앞 도로에서 발생한 오토바이와 자가용의 충돌사고 당시 오토바이 운전자가 의식을 잃자 가해자인 자가용 운전자와 목격자가 자신들을 피해자로 둔갑시켰던 사고를 특유의 관찰력으로 풀어냈다.

교통사고 역학구조상 오토바이 운전자가 피해자임을 인식한 나 경장은 인근의 CCTV를 모두 증거로 확보해 오토바이 운전자의 억울함을 밝혀내고 허위 목격자와 가해자를 처벌했다.

당시 오토바이 운전자는 16주라는 중상으로 아직도 하반신 불구로 살고 있다. 나 경장의 기지가 없었다면 가해자의 누명과 함께 적절한 피해보상도 받지 못하는 억울한 일이 영원히 묻혔을 상황.

나 경장은 "교통사고라는 특수성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나 억울한 피해자가 많이 발생 한다"며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일하자는게 소신이라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납득이 가는 사건해결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통사고는 과실비율이 있기 때문에 쌍방이 심각하게 다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양측 모두 색안경을 끼로 의심의 눈초리로 담당 경찰관들을 볼때가 가장 힘들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최근엔 가해자와 피해자 쌍방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상황설명으로 서로 납득 할 수 있도록 사고를 풀어내 그의 치밀한 사고 분석에 혀를 내두렀을 정도다.

당시 사고 당사자였던 박종주(46)씨는 "가해자 편도 피해자 편도 아닌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건 해결로 감탄했다"며 "전문지식과 소양이 훌륭하게 갖춘 최고의 경찰"이라고 칭찬했다.

나 경장은 목포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하고 제복을 동경해 군제대 후 지난 2001년 1월 경찰에 투신했다. 올해로 9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교통조사계에서만 5년이 넘어 사건처리실적이 항상 상위권인 베테랑이다.

그의 이런 업무실적은 서장표창 10여개와 지난 2007년 수상한 경찰청장 표창이 증명하고 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조카가 해경에서 중국어 통역 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경장은 "최근에 교통사고 조사 감정평가사 연수를 마치고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며 "범죄수사분야 보다 인정 받는 분야는 아니지만 계속 공부하고 연구해 이 계통 최고의 경찰이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