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 난지 10일이 흘렀다. 각종 매스컴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리요인을 두고 20~40대 젊은 유권자의 견제심리가 표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많다.

의정부시의 경우 행정학 교수로 21년간 재직한 50대 안병용 후보가 당선됐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당선을 견인했던 청장년층의 전폭적인 지지 또한 의정부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교수라는 신선하고 청렴한 이미지에 학계출신이고 진보진영 후보라는 개혁적 이미지가 유권자의 표심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청장년층의 표심이 안보론과 안정론을 넘어 견제론으로 분출됐다는 이야기다.

이 분석에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사회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30대가 갈망하는 변화의 열망이 녹아있다고 덧붙이는 논객도 있다.

그렇다면 안 당선자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무엇이 변화되기를 원하고 또 무엇을 변화시키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 일까?

구태여 정의하자면 우선 개발위주ㆍ치적위주의 시정 운영이 아닌 복지위주의 시정, 패쇄적인 시행정이 아닌 열린 시행정, 부패행정이 아닌 청렴행정 요구 아닌가 싶다.

이 요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 업무를 수행할 시청조직의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청 조직의 대대적인 손질 없이는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고 시민들에게 실적을 내놓을 수 없다. 

이런 내용은 행정학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원론적이고 당연한 부분이다.

리더나 지도자가 바뀌면 조직이 바뀌는 건 당연하고 이는 시장 고유권한이다. 시장 당선자가 취임하면 4년 동안 누리게 될 불가침의 영역인 것이다.

그러나 일부 요직에 자리 잡은 직원의 기득권 유지욕구는 대단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저항도 거셀 것이다. 또 외부, 내부 할 것 없이 압력이 상당 할 것이다.

그렇다고 시민이 안 당선자에게 준 지상최대의 과제인 쇄신을 게을리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일부 유권자는 이렇게 말한다.

"공무원은 시장 개인의 명령을 받고 충성하는 직업이 아니다. 시민의 권한을 4년간 위임받은 시장이 시민의 뜻을 대표해 지시하고 명령하는 것이다. 그러니 인사에 대한 지시 또한 이를 엄중히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이다.

여기엔 시민의 변화와 쇄신 요구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안 당선자의 양어깨가 그 어느 때 보다 무겁다.

이처럼 신임 시장으로 취임할 안병용 당선자는 시민의 변화 욕구를 충족시켜야 할 지상최대의 과제를 유권자에게 주문 받고 있다.

그러나 당선자를 둘러싼 현실은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벌써 부터 안 당선자를 두고 야당 당선자, 민주당 내 조직 기반 취약, 공무원조직 장악력 취약 등을 핸디캡으로 거론하며 흔들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취임을 앞두고 시청 인사문제 논란에 휩싸여 해명 하느라 곤욕을 치르는 등 지지기반이나 세력의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장 고유권한인 인사를 두고 취임 전 부터 외부압력이 이렇게 거센 것이 민선5기를 거치면서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다.

공무원 조직의 압력도 대단하다는 소문이다.

반면 양주시청 직원들은 새로운 시장이 새롭게 일하려면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고 이점은 당연하다고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의정부시청 일부 직원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인사 조치에 절대 수긍할 수 없다"는 결사 항전의 태세다.

지금이 좋다는 것이다. 변화는 싫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다수의 침묵하는 직원은 자신도 중요부서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갈구하고 있다.

기회가 승진과 연결 될 수 있고 시민의 표심도 변화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는 어찌 보면 정당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상충 될 때일 수 록 시 발전과 시민의 요구에 수긍하기 위해서는 당선자가 흔들려서도 흔들어서도 안된다.

현 시장도 퇴임 전 까지 인사에 대한 어떠한 입장을 밝혀서도 안된다.

낙선자는 유권자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 어떠한 이익집단이나 외부압력 단체도 당선자의 독립적인 시정운영을 위해서는 인사만큼 청탁이나 압력을 넣어선 절대 안된다.

당선자도 사람인지라 강력한 개혁 의지를 세웠다 하더라도 주변의 압력이 거세면 인정 때문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선자는 여러 가지 시 발전을 위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포부가 제대로 실현되어 의정부시가 발전 할 수 있게 또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기회를 주고 지켜본 뒤 실적이 없으면 비판해도 늦지 않는다.

당선자에게 주는 첫 번째 기회가 인사단행이다.

자신이 일 하고 싶고 일할 수 있는 조직을 정비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그 뒤에 잘못을 지적해도 시간은 충분하다.

‘무졸지장’이 되어 일할 때 마다 발목이 잡힌다면 그 피해는 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시발전과 시민의 이익을 위해 지금은 안 당선자에게 힘과 기회를 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