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 난지 14일이 흘렀다. 각종 매스컴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리요인을 두고 20~40대 젊은 유권자의 견제심리가 표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많다.

의정부시의 경우 행정학과 교수로 21년간 재직한 50대의 안병용 후보가 당선됐다.

교수라는 신선하고 청렴한 이미지에 학계출신이고 진보진영 후보라는 개혁적 이미지가 유권자의 표심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안 당선자는 그 어느 당선자보다 많은 27개 대형 공약을 내놓았다.

공약중에는 지역의 이슈가 된 '경전철 공사 중단 및 노선수정', '원도봉산~수락산 케이블카 연결', '관광예술문화밸리조성 등을 통한 관광객 500만명 유치' 등이다.

제목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대형 사업이다.

공약을 놓고 분위기는 둘로 나뉜다.

비현실적 공약이라는 입장과 실현될 경우 의정부의 가시적 발전이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이 요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 업무를 수행할 시청조직의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청 조직의 대대적인 손질 없이는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유권자들이 안 당선자와 민주당을 찍어준 이유 중 변화 욕구에 대해 기대치도 조직개편을 통해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신임 시장으로 취임할 안병용 당선자는 시민의 변화 욕구와 공약이행이라는 이중 부담을 주문 받고 있다.

그러나 당선자를 둘러싼 현실은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벌써 부터 안 당선자를 두고 야당 당선자, 민주당 내 조직 기반 취약, 공무원조직 장악력 취약 등을 핸디캡으로 거론하고 있을 정도다.

취임을 앞두고 시청 인사개편 논란에 휩싸여 해명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시장 고유권한인 인사를 두고 취임 전 부터 내ㆍ외부 압력이 이렇게 거셌던 것이 민선5기를 거치면서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다.

최근에는 비서실장 후보로 민주당 강성종 의원 측근이 물망에 오르는 등 독립시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와 신흥대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불신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지금 당장 당선자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 또 시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이다.

카리스마와 리더십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당초 세웠던 원칙과 비전, 약속을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지키면 된다.

바꿀게 있다면 과감히 바꾸고, 못한 것이 있으면 냉정하게 꾸짖고, 할말이 있으면 하면 되고, 잘한 것이 있으면 그에 응당한 포상을 주면 된다.

일예로 인구 100만에 가까운 성남시 당선자는 한 지방언론 인터뷰에서 간부 직원 물갈이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또 동두천시 당선자인 오세창 시장도 시청 회의에서 선거개입 공무원의 문제점을 거론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두 당선자의 공통점은 공무원 눈치를 보지 않고 할말은 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혹여“예민할 때 인사문제를 거론하면 부작용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우려로만 그쳐야 한다.

예민하다는 판단자체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신이 없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이 흘러 가 듯 시정을 한다”는 방침이라면 그것이 방침이라고 말을 꺼내지 말아야 한다. 

안 당선자를 뽑아준 유권자의 변화욕구와 더 나아가 44만 의정부 시민이 편안하게 해달라는 주문을 정면으로 외면하겠다는 뜻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시작한다면 당장은 편하고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당선자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시민들은 과연 4년 뒤 어떤 평가를 내릴까.

시장은 오로지 시민의 눈치만 보면 된다. 공무원도 시장의 눈치가 아닌 시민의 눈치만 봐야 한다. 시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시장이 어떠한 조치를 내려도 수긍해야 한다. 시장의 명령이 곧 시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시장이나 공무원 모두 4년 뒤에 실적으로 평가받으면 된다.      

실적을 만들기 위해서,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서, 시민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서 당선자는 지금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