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업주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처분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법제사법위원회)이 법무부와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처리 현황(2008-2017.06)'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검찰이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구속기소한 사건은 단 9건, 1심 법원의 실형 선고는 단 3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지난 10년간 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접수한 사건은 총 4만 2,045건이다. 이 중에서 검찰은 총 33,648건(84.7%)을 기소하였지만, 32,096건(전체 대비 80.8%)은 구약식(벌금형) 기소였다. 구공판 정식기소는 1,552건(3.9%)에 불과해 일반사건의 구공판 기소율인 8.5%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았다.

특히 구속 기소된 사건은 단 9건(0.02%)에 불과하여, 일반사건의 구속기소율 1.6%에 비해 무려 80배나 낮았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중대재해(사망사고)의 안전조치 등 위반한 범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중범죄에 속한다.

고용노동부는 2016년에 904건(사망자 수 1,777명)의 중대재해 사건을 접수하여, 이 중 822건을 조사하고 629건의 사건(인원수 906명)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이 구속기소한 사건은 1건에 지나지 않는다.

법원도 봐주기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0년간 1심 법원은 총 5,100명에 대한 정식 재판을 열었지만 실형을 선고받은 자는 단 30명(0.59%)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일반사건의 실형 선고율 18%와 비교할 때 실형선고율은 31배나 적다.

반면 1심 법원은 전체 사건 대비 67%, 형벌을 부과한 사건 대비 84%에 해당하는 3,408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한편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겨우 7명에 불과해서, 총 4만 2,000여건의 산업재해 관련 사건 중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최근 정부는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하고, 위험업무 도급 금지 및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이 산업재해 관련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된다면 산업재해 감소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정성호 의원은“검찰과 법원이 산업재해 범죄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우리나라가 산업재해 국가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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