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산하 기관인 보호관찰소가 운영하는 '청소년상담프로그램'이 관리부실과 지원부족으로 자원봉사상담원이 오히려 성추행을 당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9월경 수도권 B보호관찰소에 상담 경험을 쌓고 학점취득을 위해 상담실습에 나섰던 수도권 소재 모대학교 20대 여학생이 10대의 보호관찰 대상자를 상담하던 도중 심각한 수준의 성추행을 당했다.

10대의 상담자는 보호관찰소내 상담공간에서 마주 앉은 여대생을 바라보며 탁자 아래로 손을 넣고 자신의 바지 지퍼를 내려 음란한 짓을 했다.

이후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낀 여대생은 보호관찰소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지만 바쁜 소내 분위기, 상담자의 자질시비 우려 등에 속알이를 하다가 자원봉사를 마감하는 종료일 사적인 자리에서 속사정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관찰소가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상담프로그램은 20대 이하의 청소년중 성범죄등 각종 범죄와 관련해 보호관찰 명령을 받은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범죄성향을 교정하기 위해 1대1로 진행되고 있다.

상담원이 성범죄자의 표적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은 보호관찰소의 업무폭주도 일익을 담당했다.

보호관찰소 담당직원 1인이 100~150명의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어 외부 상담인력의 애로사항 파악이 쉽지 않은데다가 남성 위주의 소내 분위기에 여성상담원이 위축될 수 있어 원할한 의사소통이 쉽지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당 1~3회의 적은 상담 횟수와 지정된 상담프로그램만 이수하면 범죄자의 교정이나 교화 여부와 상관 없이 보호관찰처분이 풀리는 등 보호관찰소의 형식적인 업무처리도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또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 초반 여자대학생 자원봉사자가 상담에 나서면서 상담의 질적 저하와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제도적 헛점도 문제다.

문제점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은 상근직으로 고용되는 전문상담원제 시행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신흥대 행정과 박석호 교수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일정 연령이상의 사회경험이 풍부한 전문상담원이 상시 출근하면서 관찰대상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상담해야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생 학점 취득을 위해 상담업무를 맡긴다는 것은 항상 문제점을 안고 가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지난 18일 수도권 B보호관찰소 수강팀 H모 과장은 "대학생들이 학점취득 등을 위해 많이 오고 있다. 주로 대학의 추천을 받는다"며 "이번 사건은 금시초문이다. 문제의 관찰대상자들은 상담을 차단시키는 등 예방하고 있다"고 사건발생 자체를 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