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일보=경기도교육청제2청)

규정에도 없는 서류절차만 200일 이상…시공 240일, 늘어지는 서류절차가 공기단축 압박, 부실공사 원인제공 

양주시 덕계고등학교(교장 원대식)가 기숙사 착공도 하지 않은 채 기숙형 고등학교라고 홍보해(본지 11월 29일자) 신입생을 모집,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제2청(부교육감 이기준)이 서류 절차만 따지며 착공까지 200여일을 소비해 기숙사 없는 기숙형고등학교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경기도제2교육청과 덕계고에 따르면 지난해 기숙형공립고로 지정된 덕계고등학교 기숙사 건축비 50억중 교육과학부 예산 25억이 올 3월 10일, 교육청 예산 25억이 올 4월 14일 각각 편성됐고 행정절차를 거쳐 12월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해 터파기를 시작으로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교육청이 예산편성 후 올해 1학기 학사일정에 맞춰 기숙사를 서둘러 완공하지 못하고 시공사 선정까지 약 200일을 업무처리 기간으로 소모한 것은 업무지침이나 규정에 없는 행정재량 성격의 처리기간을 담당공무원이 남용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교육청은 덕계고 기숙사설립을 위해 설계기간 100일, 설계완료 후 품의 20~30일, 예산카운트·가부결정 30~40일, 업체선정기간 20~30일의 행정절차를 거쳤다.

교육청예산 25억까지 확보된 지난 4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설계기간과 업무협의, 단순한 서류 절차·결재를 위해 소비한 시간만 230일, 비효율적인 교육청 행정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교육청이 정해 놓은 절대공기 240일을 포함할 경우 기숙사 한개 동을 완공하는데 최소 410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 대통령이 지시하면 1년~2년은 지나야 국민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  

행정절차로 시간이 지연되다 보니 정작 여유를 가지고 꼼꼼히 추진해야 하는 시공기간이 단축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일부 건축전문가는 8월로 예정된 덕계고 기숙사 입주시기가 건축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촉박하게 잡았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우선 240일의 절대공기는 전곡고와 가평고 등 올 3월 문을 연 기숙형고등학교 시공 일정보다 30일 앞당겨진 것이고 상수도와 전기, 소방안전검사 등 유관기관 협조와 시설증후군, 비품구입 및 내부 인테리어 기간은 감안하지 않은 시간이란 분석이다.

또 건설에선 보통 1~2개월의 공기지연을 감안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여기에는 준공 후 마감 공사, 입주, A/S까지 감안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결국 교육청과 덕계고가 서류절차로 시간을 보낸 뒤 약속한 완공시점을 지키기 위해 공사일정을 단축, 부실시공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겨울공사의 경우 온도가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 터파기 등 시공자체가 불가능하고 영하권이 계속될 경우 건축부지가 얼어 안전을 위해 건설사가 공사 자체를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칫 인부의 안전사고나 장비사고, 부실시공 시비에 휘말릴 경우 위험처리 비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무시하고 시공업체가 공기를 맞추기 위해 동절기 공사를 밀어붙일 경우 지반 침하나 누수, 균열 등 부실위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일부 학부모는 “기숙형 고등학교는 대통령공약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육감과 관련 공무원이 이 사업을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교육청의 구태행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경기도교육청제2청 이기준 부교육감은 “회의 때 마다 학교 시설사업 등을 신속히 처리해 주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검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개혁을 화두로 삼고 있는 MB정부는 기숙형고교를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인 다양하고 좋은 학교 더 만들기 세부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숙형공립고등학교로 지정된 충북 괴산군 괴산고등학교를 지난해 7월 24일 방문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간담회를 가지고 기숙형고등학교에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