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지입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관내 110여개 어린이집에 통학버스를 신고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규모 행정처분을 계획, 해당 업체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2일 의정부시와 어린이집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1월 9일 관내 585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통학차량을 점검한 결과 166개 어린이집에 대해 미신고 통학차량을 적발, 오는 24일까지 영유아보육법 제23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내렸다. 현재 50개 어린이집만 신고를 마친 상태.

시는 나머지 116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2월 이내의 운영정지 등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른 행정처분을 계획하고 있어 일부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너무하다"는 볼맨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영세 어린이집에서 불만이 커지는 이유는 법규에 따라 지입차량은 신고대상에서 제외되고 자체 차량만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인건비와 차량구입비, 운행비 등 비용부담이 증가해 어린이집 운영에 상당한 악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유아보육법 제23조 '보육시설의 운영기준'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제52조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등'에 의거 어린이의 통학 등에 이용되는 자동차를 운영하는 자가 어린이보호차량으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 하고 신고필증을 교부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 '2010보육사업 지침'에는 '도로교통법 제52조에 의거 어린이통학버스로 신고하지 않고 차량을 운행 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또 이행하지 않을 때는 2월 이내의 운영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교통법 제 52조는 법 제 51조 '보호를 받고자 하는 자' 가 선택적으로 신고하는 임의규정인 데다가 다수 업체가 통학버스를 등록 해도 실익이 없어 신고자체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단속 근거가 되는 보건복지부 '보육사업 지침' 마저 법적 근거가 희박하고 동종업계인 학교, 유치원, 학원 등은 규제를 전혀 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문제 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영세 어린이집의 이런 사정을 감안, 단속을 하지 않는 등 봐주기 행정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주와 동두천의 경우 올해 어린이집 통학버스와 관련해 시정명령이나 행정처분이 단 한건도 없을 정도.

실제 다수 영세 어린이집의 경우 비용 절약을 위해 지입차량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입차량은 어린이통학차량으로 등록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안전시설 부착 등 법규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에선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볼맨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입차량을 사용하고 있는 호원동 A어린이집 김모 시설장은“대다수 부모들이 차량운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차량을 운행하지 않을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고가의 차량을 구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별도의 차량구입비 및 운영비를 지원해 주지 않는 한 지입차량운행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호소했다.

신흥대 행정과 박석호 교수는 "미국의 경우 어린이통학버스의 운행규칙은 물론이고 통학버스를 따르거나 만나게 되는 다른 차량들의 운행규칙까지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어린이집 종사자들은 현재의 법제도가 실효성이 없고 정부가 실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특성에 맞는 대책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