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불교사암연합회(회장 대홍스님)는 12일 오후 3시 10분 안골입구 관음사에서 의정부시 안병용 시장을 비롯한 문희상 국회의원, 도·시의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제역 파동으로 희생된 소·돼지 등 가축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경기도 최초 '구제역 종식과 희생가축 위로 축생원혼 천도제'를 지냈다.

이날 천도제는 최근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으로 생매장된 소·돼지 등 수십만 마리의 가축과 살처분에 참여해 정신적인 고통 겪고 있는 일부 공무원․축산농가의 정신적 위로를 위해 마련됐다.

대홍 스님의 집전과 성오 스님의 사회로 시작한 천도제는 ‘삼귀의’를 시작으로 반야심경 낭독, 나무아미타불 정근, 발원문 낭독, 헌화 및 분향, 원혼을 달래주는 시식, ‘마하반야바리밀’ 낭독 순으로 30여분에 걸쳐 진행됐다.

의정부시청 문화관광체육과 유호석 과장은 발원문을 통해 "희생가축 영가들이시여 오늘 의정부시 공무원,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단체장들이 이곳 도봉산 관음사에서 구제역으로 희생당한 여러 영가를 위해 발원하오니 감응해 달라"며 "인간의 한없는 탐욕과 이기심 때문에 당신들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기도록 한 것을 먼저, 참회하고 또 참회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영가들이시여, 지금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으로 인해 농촌은 매우 어려운 실정임을 알아 달라"며 "축산 농가들은 영가들의 희생에 따라 의지할 곳도, 희망도 없이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구제역으로 고통 받고 있는 축산농가의 안타까움을 전했다.

유 과장은 또 "당신들은 평생 동안 오직 인간만을 위해 살다 갔다"며 "살아서는 인간을 위해 뼈가 휘도록 일을 해주셨고, 피 같은 젖을 바쳤으며 죽어서는 인간에게 살과 뼈, 가죽까지 남김없이 보시했다"고 위로했다.

이어 "가엽은 축산농가 중생들이 새로 살아 갈 길을 마련해 주고 구제역 종식과 함께 남아있는 축생들이 건강하게 크도록 힘을 보태 달라"며 "부리고 부림을 당하며, 먹고 먹히는 세상을 떠나시니 원망도 괴로움도 떨쳐버리시고 부디 근심, 걱정, 두려움이 없는 해탈의 세계, 극락세계에 들라"고 기원했다.

이날 천도제에 참석한 의정부시청 관계자는 "이번 천도제가 가축을 생매장하는 살처분에 참여해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공무원과 관계기관 직원, 축산농가의 정신적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생명의 소중함은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며 "구제역으로 많은 가축이 희생된 만큼 이번 천도제를 통해 구제역이 조기 종식되고 더 이상 가축이 희생되지 않도록 구제역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시에서는 지난 1월 5일 구제역이 발생된 이후 3개농가 한우 57마리, 젓소 27마리, 흑염소 41마리에 대한 살처분과 잔재물 처리작업을 완료했다.

의정부시청은 이동통제초소를 5개소에서 11개소로 확대설치하고 1일 120명의 공무원과 경찰서 지원인력 36명을 투입해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18농가 307마리의 한우에 대한 예방백신 접종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