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은 조선전기 사림파의 형성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학술대회를 오는 4월 29일(금) 오후 1시 30분부터 한국국학진흥원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당대 최고 수준의 성리학자이면서도 도통론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중종대 학자 진일재 류숭조(眞一齋 柳崇祖, 1452~1512)의 사상과 업적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진다. 

조선전기 한국유학사에는 절의파와 관학파만 있었는가? 퇴계와 율곡 등 수준 높은 성리학자들이 출현할 수 있었던 이론적 배경은 무엇인가? 흔히 조선전기의 유학사라고 하면, 삼봉 정도전이나 양촌 권근 등 초기의 관학파 유학자 외에 정몽주-길재-김숙자-김종직-김굉필-정여창-조광조 등 이른바 도통(道統) 계열의 학자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 도통 계열의 학자들은 실제 성리학에 관한 한 이렇다 할 지식을 갖추지 못했으며, 이들을 묶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통점은 ‘절의정신’ 정도라는 것이 일반론이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기조발표)조선전기 사림 형성과 진일재”(안병걸, 안동대), “조선전기 사림세력 형성의 역사적 배경”(김범,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전기 사림파 성리설의 전개와 특징”(김용헌, 한양대), “진일재 성리사상의 본질과 사상사적 의의”(김종석, 한국국학진흥원), “칠서언해의 국어사적 의의”(이영경,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등의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류숭조는 당대 최고 수준의 성리학 이론가로서 5년간의 성균관 대사성 직을 비롯하여 거의 15년을 성균관에서 보내면서 후학들에게 성리학 이론을 전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숭조가 한국유학사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도통론이 갖는 막강한 명분에 가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그가 생존해 있던 시기에는 ‘정몽주……김종직’이라고 하는 도통 개념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도통론은 류숭조가 죽고 난 후 조광조를 중심으로 하는 신진사림들이 자신들의 학문적, 정치적 정당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설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바로 이처럼 가려진 인물 연구를 통해 조선전기 유학사를 올바로 복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