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삼식 양주시장과 양주시의회 의원 2명이 양주시가 출자해 설립한 '양주시희망장학재단(이사장 이흥일)'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현 시장은 희망장학재단 이외에 장학금과 부상, 음식물, 공연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각종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표창장을 직접 전달하는 등 선거법상 상시 금지되는 '기부행위로 추정할 수 있는 행위'를 했는지도 의심 받고 있다.

양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현삼식 양주시장을 수신자로 가정복지과와 복지지원과, 교육체육과에 선거법상 기부행위금지 위반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자료제출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19일까지 관련자료 일체를 요구했다.

양주시 선관위가 이례적으로 시 3개 부서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현 시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부터 진행된 희망장학금 수여와 각종 행사에서 공직선거법 상 기부행위 상시금지 규정을 고의·연속해서 위반했다는 제보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사진제공=양주시청, 지난 5월 16일 양주시희망장학재단 장학증서 수요식 후 현삼식 시장과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보로 선관위가 주목한 현삼식 시장의 선거법위반 의심 사례는 ▲2월 10일 양주시청 지하 대강당에서 관내 중학생 121명과 학부형 수십명이 모인 가운데 치러진 희망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기념사진 촬영 한 것과 ▲5월 14일 오전 10시 양주시청 지하 대강당에서 학부모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내 중학생과 양주시에 거주하는 관외 고교생과 관내 출신 대학생 40명에게 전달되는 희망장학증서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기념사진 촬영후 보도자료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표한 행위다.

또 ▲5월 13일 양주시대한노인회가 시민 800명을 초청해 음식물과 각종 공연, 기념품을 무상제공하면서 주최한 '제39회 어버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효행시민과 복지증진에 기여한 단체 등 32명에게 표창장을 직접 수여, 이중 3명에게 보건복지부에서 지급된 부상을 전달 한 것과 ▲4월 21일 장애인연합회가 주최한 '장애인의 날'에 참석해 축사를 한 행위다.

(사진제공=양주시청, 5월 13일 어버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현삼식 시장이 표창장을 직접 수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양주시청, 5월 13일 어버이날 기념식. 이날 현삼식 시장은 표창장을 직접 수여하고 축사를 했다. 또 이날 주최측에서 참석자들에게 음식물과 기념품도 제공됐다.)

특히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는 현 시장의 축사와 함께 재양주강원도민회와 후원회에서 각각 3명과 12명의 관내 초중고생에게 장학금이 전달되고 행사에 참석한 시민에게 주최 측이 무상으로 음식물과 공연, 기념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주시의회 황영희 부의장과 정창범 의원도 희망장학재단과 관련해 관내 고등학교와 중학교를 방문, 장학증서를 직접 전달하고 축사를 하는 등 선거법 위반 의혹을 사고 있다.

황영희 부의장은 지난 5월 6일과 16일 자신의 지역구에 위치한 덕계·덕정고등학교를 방문해 20여명의 학생에게 1인당 100만원 지급이 약속되는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축사를 했다.

또 정창범 의원도 지난 2월초 백석중학교와 5월 13일 백석고등학교를 방문해 해당 학생 수십명에게 장학증서를 직접 전달하고 축사를 했다.   

이와관련, 선관위는 시에서 자료가 도착하는 즉시 이들이 공직선거법 112조 기부행위 금지조항을 위반했는지 검토와 함께 사실 확인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의원 2명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도 개별 확인에 들어가 선거법 위반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선관위가 양주시에 회신한 선거법 해석에는 공직선거법 제112조 2항 '의례적인 행위'에 대한 사안 설명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장학증서 수여의 경우 장의 직·성명을 밝히거나 그가 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방법으로 수여하면 선거법위반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양주시청, 4월 21일 양주시 문예예술회관에서 개최된 '장애인의 날' 행사. 이날 관내 초중고생에게 장학금이 전달됐으며 현삼식 시장이 축사를 했다. 주최측은 참석자들에게는 무상으로 음식과 기념품을 제공했다.)

선관위는 우선 현 시장과 2명의 시의원이 장학증서 수여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제112조 2항 2호 기부행위 예외규정인 '의례적인 행위'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의례적인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희망장학재단이 '선거일전 4년 이전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지급해 와야 한다.

양주시희망장학재단은 지난 2007년 2월 28일 장학재단 설립 등기를 했고 같은 해 6월 1일 창립기념식을 개최했다. 

법률전문가에 따르면 "'선거일전 4년'에 충족하기 위해서는 지난 2010년 6월 2일에 치러진 지방선거일 보다 4년 전인 2006년 6월 2일 부터 장학회가 설립되어 장학금이 지급됐어야 하지만 '희망장학재단'은 선거일 기준으로 3년 전인 지난 2007년 2월말에 설립등기를 마쳐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또 "이 경우 민법에 따라 법인 설립을 등기 취득시점으로 보고 '선거일전 4년 이전'을 4년 동안 계속 지급해 왔어야 한다는 단순한 의미로 관대하게 해석도 올해 2월 28일이 4년 이전이 되는 반면, 창립기념식이나 창립 이후 진행된 장학금 수여 일을 실질적인 재단활동 시점으로 보면 2011년 5월 현재는 4년 이후가 될 수 없어 선거법위반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고 덧붙였다. 

선관위와 검찰은 최근 장학행사와 관련해 장학증서나 부상, 표창장, 음식물을 제공하는 각종 행사에 자치단체장이나 시의원 등이 참석해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축사를 하는 행위를 ‘기부행위로 추정할 수 있는 행위’라고 보고 엄하게 단속하고 있다.

지난 1월 6일 대전지검 공안부는 대전지방법원 형사 11부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용우 부여군수와 유병돈 충남도의회 의원을 장학금 기부행위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하고 벌금 400만원과 200만원을 각각 구형 했다.

(사진제공=장학기금 전달, 현삼식 시장과 간부공무원들이 시청 직원들에게 모금한 5백만원을 양주시 희망장학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양주시희망장학재단은 양주시청 4층 교육체육과에서 집기와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있으며 사무국직원이 담당공무원에게 직접 보고하는 등 실질적인 지휘·통솔을 받고 있어 공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 수원지검 공안부도 지난 1월 18일 수원지법 110호 법정에서 형사합의 11부(유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학금 불법지급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사례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양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은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행사의 성격, 금품의 종류, 가액, 동기와 발언, 시기, 방법,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증서의 직접수여와 부상제공 등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높다.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양주시청 관계자는 "시장님이 장학금 지원 행사에 참석해 축사한 것은 좋은 의미에서 한 것이고 각종 행사에 참석해 했던 축사와 표창 전달은 선관위 자문을 받은 것"이라며 "부상전달이나 음식제공 등은 시에서 직접 한 것이 아니기에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절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고 대응했다.

또 황 부의장과 정 의원은 "희망장학재단 당연직 이사라서 전달했고,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을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선관위에서 진상조사를 해야 알겠지만, 이 사실이 맞다면 시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고 수혜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게 되면 누가 봐도 시장이 직간접적으로 장학금 지급에 관여했구나 하고 추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더구나 이를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 언론에 기사화 되어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가 볼 수 있게 한 것은 누가 뭐래도 명백히 고의적인 치적 홍보로 선거법 위반 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또 이게 위반이 안되면 선거법이 있으나 마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현삼식 시장은 선관위에 이 사안에 대해 질의회신을 받아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놓고도 장학증서와 표창장, 부상, 음식이 제공되는 각종 행사장에 연속·반복적으로 참석해 축사와 표창장까지 전달한 것은 선거법과 선관위를 가볍게 본 것으로 밖에 안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며 "선관위는 이번 사건을 공정하고 엄정하게 조사해 조금이라도 선거법 위반사실이 적발되면 '일벌백계'로 다스려 지역정치인들에게 선거법이 무섭다는 경각심을 심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