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이상정(1711~1781)은 예로부터 ‘소퇴계(小退溪)’라 불렸을 정도로 퇴계의 학문을 정통으로 계승하면서 18세기 영남지역 유학계를 대표한 인물이다.

대산 탄신 3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18세기 퇴계학의 전개 ― 대산 이상정”이란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학술대회의 의미는 한국유학사 연구의 빈 부분인 18세기 퇴계학파의 활동 부분을 보완하고, 나아가 구한말 국권침탈기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의병을 일으켰던 영남유림의 선비정신의 사상적 토대를 조명하는 데 있다.

이상정이 살았던 18세기의 영남학파는 당쟁에서의 패배함으로써 학술활동도 세상의 관심에서 소외된 부분이 없지 않다.

따라서 이번 학술대회는 이 시기 퇴계학맥의 중심을 차지하였던 이상정의 학문세계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유학사 연구의 그러한 공백을 보완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정은 성리학의 이론틀 내에서 인간의 도덕감정인 사단(四端)에 독립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인간의 도덕적 능동성을 중시하는 퇴계학의 정신을 재정립시켰다.

그가 ‘소퇴계’로 불린 이유는 퇴계의 학설을 이처럼 균형감을 유지하면서 가장 충실히 계승한 학자였기 때문이다.

이상정의 이러한 사상은 19세기 들어 정재 류치명의 학맥으로 이어져 국권침탈기 근대 영남유림들의 다양한 사상실험과 활발한 구국운동의 정신적 밑거름으로 작용하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상정의 학문활동에 대한 조명을 바탕으로 영남학파의 사상적 본질과 문제의식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다. 발표에는 이광호 교수(연세대)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박원재 연구위원(한국국학진흥원)의 “대산 이상정 성리설의 구조와 사상사적 맥락”, 전병철 교수(경상대)의 “대산 이상정의 학문과 ｢湖學十圖｣”, 이지양 교수(연세대)의 “대산 이상정의 挽詩로 본 18세기 영남 유림의 위기의식”, 김덕현 교수(경상대)의 “대산 이상정의 高山七曲 경영” 등이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