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박태준 전 국무총리에게 서울시내 최요지인 광화문 사거리에 위치한 파이낸스 빌딩에 연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지출하며 영빈관 용도의 대형사무실 임대료를 수년간 대신 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 사무실은 유신정권 시절 주요 요직을 지낸 인사들과 전직 국회의장 출신과 여당 의원들이 가끔식 드나드는 장면이 목격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대표를 지원하기 위한 용도와 무관치 않다는 정치권의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재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003년부터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위치한 파이낸스 센터내 11층에 40평 규모의 사무실을 임대, 계약해 박태준 전 총리의 개인 사무실로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는 총무과 소속 여직원 2명을 파견해 박 전총리의 개인비서로 근무토록 하고 있으며 박 전총리가 중요한 약속이나 손님을 맞을 때 주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무실은 평소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어 사무실 용도로는 비용만 소모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총과 함께 귀빈들의 접선장소로 일종의 영빈관처럼 운영된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이 빌딩의 건물임대업무를 맡고 있는 KAA에 따르면 이 사무실이 위치한 11층 사무실 크기는 최소평수가 40평 내외로 관리비와 임대료를 합쳐 연간 1억1760만원(2007년 기준) 선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여기에 박 전총리를 포스코 고문직에 임명해 상당액의 보수도 지급(?)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지만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사무실에는 지난해부터 박 전총리와 깊은 인연이 있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당시 고위직 인사 뿐 아니라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모임을 갖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포스코가 "특정당의 유력 대선주자를 지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포스코는 이와관련, "공기업에서 민영화된지 오래다"며 "공식적으로는 정치권과는 거리를 유지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홍보그룹장을 지내고 박 전 총리를 존경한다는 한 인사는 "박 전총리는 유상부 회장 때 도움을 청한 적이 있는데 우리가 이를 거절해 몹시 서운해 한적이 있을 만큼 우리는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각종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정재계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상당부분 정치외풍에 시달리고 있는게 현실이라는 시각이다.

그 이유로 산업은행이 일정 지분을 가지고 있어 그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포스코에선 박 전총리에게 개인사무실을 제공한 것은 포항제철 창업자인 박 전총리에 대한 예우차원이란 설명이다.

한편, 포스코는 이 사무실에 대해 기자가 4년전 단독 취재한 이후 경비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이전에는 사무실 이름이 없어 용도를 알수 없었지만 안에서 바깥을 볼 수 없도록 했지만 최근에는 외부에서는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도록 유리에 차단제를 시공했다.

특히 잠금장치는 간단히 누를 수 있던 버튼식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특수장치로 보안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