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 에릭 클랩튼 등의 전담 세션, 엔지니어들과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들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이 참여한 1집으로 화려한 솔로데뷔를 치뤘던 푸디토리움 김정범.

2년이라는 긴 시간만큼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온라인 선공개 직후 멜론 재즈차트 2위, 벅스 실시간차트 10위에 오르는 등 푸디토리움의 신보에 보내는 팬들의 반응은 이미 뜨겁다.

새 앨범 "재회"는 첫 번째 앨범 『Episode: 이별』에 수록된 마지막 곡과 동명 타이틀을 갖는데, 이는 이별에서 재회 그리고 인연으로 이어지는 ‘에피소드 3부작’의 두 번째 장인 셈이다.

이미 이달 초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3편의 트레일러가 KT&G 상상마당 시네마의 ‘제 5회 대단한 단편영화제’에 음악-영화 콜레보레이션 단편영화(‘푸디토리움 에피소드: 재회(再會)’ 연출: 권봉근, 기획.음악: 김정범)로 초청 상영되면서 사랑-재회-인연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탐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작에서의 가슴 먹먹 한 상실의 무게를 걷어낸 2집은 사랑하는 이와의 가슴 아픈 이별 후 다시 함께 하는 기쁨과 설렘,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진솔하게 노래한다.

▶ 요요마, 에릭 클랩튼, 폴 매카트니, 노라 존스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엔지니어와 세션 대거 참여!

지난주 녹음은 사실 걱정이 참 많았던 녹음이었습니다. 앨범을 정리해주는 곡들이기도 했고 지금까지 밴드 녹음중 가장 성격이나 성향이 극과 극인 아티스트들과 같이 한 녹음이어서인데요….

녹음을 하면서 전 내내 자꾸 웃음이 나왔어요… 비욘세의 드러머이긴 하나 최근 상당히 난해한 엘렉트로니카 음악을 하고 있는 Kim은 역시 자신의 스타일대로 정체와 근원을 알 수 없는 드러밍을 하고 있고, 한창 힙합을 하고 있는 Al은 전혀 동떨어진 무그베이스에 가까운 베이스 솔로를, Freddie는 자신의 주종목인 브라질리언 기타리스트답게 열심히 삼바를, 저는 푸딩시절의 그런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데요.

제가 웃었던 건 이 장르의 동떨어짐이 아니라 이들이 왜 이 녹음실에 있는지를 자신들이 너무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를 제외하고는 워낙 훌륭한 아티스트들인지라 자신의 방식을 버리고 다른 스타일로도 연주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제가 이들과 같이 하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그들은 알고 있었던 거죠. 작년부터 오랫동안 서로 대화를 하고 의견을 교환했던 그 시간들이 값진 의미로 저에겐 다가오는 순간이었어요.

다들 언발란스한 장르를 연주하고 있고, 그럼에도 더욱 자신들의 개성을 잃지 않고 더 과감하게 드러내되, 모두가 서로의 연주를 200% 집중해서 들으며 기존의 익숙한 결과물이 아닌 또 다른 우리만의 방식으로 조율하는 것.

- 2011.07.03 푸디토리움 “스물다섯 번째 편지” 중에서 –

2집 역시 첫 앨범과 마찬가지로 수록된 9곡 모두 김정범이 작곡, 편곡, 프로듀싱하였다. 그 외 앨범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세션과 엔지니어들의 경력은 실로 화려하다.

에릭 클랩튼과 폴 매카트니, 팝스타 비욘세, 블랙아이드피스, 퍼기, 라울 미동에서 재즈 여성보컬의 양두산맥격인 노라 존스와 카산드라 윌슨 등. 이렇듯 세계적인 뮤지션 사단이 한데에 모였지만 산으로 가는 사공 많은 배를 우려할 필요는 전혀 없다. 푸디토리움의 음악과 감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개성을 맘껏 발휘하면서도 서로의 간극을 채워나간 결과물은 한 팝재즈밴드의 정규음반만큼이나 온전한 밸런스를 선사한다.

▶ 포르투갈, 프랑스, 미국을 가로지르는 이국적인 감성, 2년의 공백만큼 밀도있게 채워진 사운드

포르투갈어 가사 4곡, 프랑스어 가사 2곡, 영어 가사 2곡. 수록곡 총 9곡 중 반 이상이 “제 2외국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노랫말은 모두 각곡의 보컬을 맡은 브라질, 프랑스, 미국 출신의 뮤지션들이 직접 썼다.

이번에도 김정범은 모든 곡들이 지니는 서로 다른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언어로 불러 그 뉘앙스를 최대한 살리도록 하였는데, 이는 푸디토리움의 음악에서 노스탤지어가 진하게 묻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1시간을 꽉 채웠던 전작에 비해 신보는 총 44분이라는 다소 짧은 러닝타임으로 돌아간다. 허나 믿을 수 없을 만큼 빈틈없고 촘촘한 비트와 찰지게 빚어진 사운드는 듣는 이의 머리와 가슴을 가득 채운다.

이야기의 주제가 이별에서 재회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우울함을 걷어내고 한층 밝아졌지만 수없는 손질로 다듬어진 곡들이 한 권의 장편소설처럼 드라마틱하게 이어진다. 새 앨범 『Episode : 재회(再會)』는 분명 푸디토리움 김정범이 표방하는 ‘듣기 쉬운 팝 재즈 앨범’이다. 그러나 짧지 않은 공백 동안 고민의 궤적을 따라 밀도있게 채워진 깊은 사운드와 감성은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 올가을 무한재생될 BGM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