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성영 의원과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공동 출연해 미국산 쇠고기반대 촛불집회와 경찰의 대응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주 의원은 최근 촛불집회가 거리시위로 양상이 변화한 것과 관련해 “순수한 동기의 사람들로만 이렇게 집회가 변질됐다고 보긴 어렵지 않느냐”며 “대통령이 사과하고 정운천 장관 해임결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후 과격하게 불붙기 시작했다, 배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배후가 있다면 바로 이명박 정부가 배후”라고 응수했다.

그는 “정치적인 단체나 그런 목적을 가진 세력이 조장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경찰이 제일 잘 알 것”이라며 “20일 가까이 계속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마이동풍식이니까 답답한 나머지 청와대로 가자, 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리시위가 된 것이지 작전을 펴듯이 진행된 일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대응과 관련해 주 의원은 “평화롭고 민주적인 시위는 보장하되 불법으로 나섰을 때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경찰이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경찰의 과잉진압을 후진국적인 발상”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어느 선진국에, 경찰을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무장한 것도 아니고 자기 주장을 펴기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을 경찰이 포위하고 곤봉으로 방패로 찍어대고 또 연행해서 사법처리까지 하는 일이 있느냐”며 “국민에게는 저항권이 있다, 을사늑약을 맺어놓고 항의하는 의병들을 소탕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표는 “경찰이 사태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길 원한다면 지금과 같은 강경진압 작전은 그만둬야 한다”며 “국정원까지 참여해서 공안대책회의를 열었다는데 국정원이 거기에 왜 들어가나, 이게 공안 문제냐”고 따졌다.

이어 “광화문에 모여 있는 사람 몇 천 명 혹은 몇 만 명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며 “정부가 근본적인 정책적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사태는 장기화되고 더 크게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재협상을 촉구했다.

주 의원은 “낙장불입, 일수불퇴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고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노 대표는 “물건을 사와도 반품할 수가 있는데 아직 들어오지도 않은 것을 못 한다고 기정사실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쇠고기 문제, 한미FTA 등 노무현 정부가 지금까지 계속 했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노 대표는 “30개월 이상의 소를 함부로 수입할 수 있게 길을 터주는 일을 참여정부가 구체적으로 추진한 것을 들은 적이 없다, 협상을 한 것은 이명박 정부데 왜 다른 정부를 끌어들이느냐”고 질책했다.

<인터뷰 전문>

☎ 손석희 / 진행 :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도 거리행진이 있었고요. 오늘 새벽까지 경찰에 연행된 사람이 117명이라고 합니다. 지난 사흘 동안에 연행된 사람들보다도 더 많은 숫자인데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자진 연행된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군요. 아무튼 사법당국은 촛불집회가 도로점거 등 거리시위로 바뀌면서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을 계속 밝히고 있습니다. 단순 참가자라도 도로를 점거하거나 해산 명령에 불응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이런 입장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토론을 잠시 진행하겠습니다. 이 촛불집회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떻게 대처해야 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인데 한나라당의 주성영 의원, 그리고 진보신당의 노회찬 공동대표 두 사람이 동시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 주성영 / 한나라당 의원 :

안녕하세요. 주성영 의원입니다.

☎ 노회찬 / 진보신당 공동대표 :

안녕하십니까.

☎ 주성영 / 한나라당 의원 :

노회찬 의원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