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주의해라” → “시장에게 진심이 느껴져”…헛갈리는 냉온 발언
“시정발목잡기”, “견제임무 착실” 평가도 각각
김문원 전 시장시절 60%이상 진척된 경전철의 취약점을 들고 나와 신임 안병용 시장과 집행부를 비판하다가 제195회 정례회부터 친 안 시장 발언으로 주변을 놀라게 한 의정부시의회 강세창 의원의 냉온식 널뛰기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일부 의정부시민과 시청직원들은 13일 “지난 194․195회 임시회 때 안병용 시장을 향해 날을 세웠던 강세창 의원이 갑자기 195회 본회의 때 안 시장을 두둔하면서 집행부직원과 비서실장을 비판해 깜짝 놀랐다”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아리송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6일 제19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부터 안병용 시장이 경전철 적자보전 문제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요점을 담은 시정 질문과 5분 발언을 통해 각을 세웠다.
그는 이날 이례적으로 3차까지 거듭된 시정 질문을 통해 "왜 답변서에 있는 대로 답변하지 않느냐"며 "의원들이 학생이냐, 학생들 앉혀놓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거 왜 보내나"며 따져 물었다.
또 "‘뻑’하면 전직, 전직 하는데 국회가면 전직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하나"며 "짜맞추기식 답변"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후 강 의원은 지난달 28일 제19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안병용 시장이 경전철 사업설명회서 발언한 동영상을 준비해 맹공을 이어갔다.
강 의원은 동영상 상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단상에서 "사무국 직원들이 군기가 빠졌다"며 "나중에 혼 좀 날거니 긴장하고 있어라"고 격한 발언까지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어 5분 자유발언에선 "이번 경전철 추진상황 문제점 검토보고회를 보면서 쓴 웃음만 나왔다. 행정학박사 시장께서 저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니 참 답답하단 생각만 들었다"며 "동영상 봐서 알겠지만 이건 경전철 보고회가 아닌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의 시정 질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불만 보고회 자리였다"고 비판수위를 높였다.
그는 또 "시정 질문 하면 사실에 입각해 성실히 답변하면 된다. 본회의장에서 답변은 수박 겉할기 식으로 하고 경전철 보고회 명복으로 자리를 만들어 한 시간 내내 그 자리에 없던 본 의원을 비방하는 말을 했다"며 "분명히 알아두라, 시장은 넘지 말을 선을 넘었다. 마치 ‘의원 당신 앞으로 시정 질문 하지마 이렇게 망신 줄거니’ 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 시장은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하라"고 질책했다.
이어 "지금까지 시장 입맛에 맞게 작성해도 의원들이 별 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이제는 철저히 검토해 허위답변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동영상은 누가 옳은지 확실히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상공세를 이어가던 강세창 의원은 이후 지난 11일 열렸던 제195회 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 5분 발언과 시정 질문을 통해 평소와 다르게 안 시장을 비호하면서 이례적으로 비서실장을 공격, 시장을 걱정하는 발언을 쏟아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강 의원은 "지난 본회의 때 심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오늘은 부드럽게 하겠다"고 공세 수위를 낮췄다.
이어 "원고대로 답변해 주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답변서는 집행부 과․국장들이 작성하는 것 아니냐, 있는 그대로 작성하는 것이 시장을 돕는 것이다. 시장을 구렁텅이에 몰아넣지 말라"고 친 안 시장 발언을 이어갔다.
강 의원은 또 "시장의 성의 있는 답변에 시와 경전철을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진다"고 칭찬까지 했다.
정치권 일부에선 안 시장을 향해 날을 세우던 강 의원의 화살이 비서실장으로 선회한 것을 두고 '정치적 화해' 또는 ‘측근 발목잡기’ 등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강 의원의 냉․온 발언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자칫 시민을 혼란케 해 신뢰를 잃을 수 있고 자신의 소속정당인 한나라당과 경쟁상대인 민주당 모두에게서 점수를 못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면책특권이 없는 시의원이 특정인을 지칭하면서 비리가 의심된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공식석상인 본회의장 단상에서 스스럼없이 발언할 경우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특정 개인의 발언이나 행동을 문제 삼는 추측성 발언은 의회 권위와 품위를 훼손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한나라당 소속 시장이 있던 지난 5대 의회에선 침묵을 지키던 강 의원이 민주당소속 시장이 교체되자 6대 의회에선 시정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터저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강세창 의원은 “주변에서 비서실에 대한 말이 많아서 경고성으로 5분 발언을 통해 주위를 환기시킨 것이다. 아직 증거 수집은 하지 않았다.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면 특별위원회를 구성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세수위가 꺽인 것에 대해 “말만 부드러워 진 것이지 공세를 늦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