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초 파격적인 의정비인상과 무리한 외유성 해외연수 강행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의정부시의회가 수준 높은 처우에 비해 지난 2년간 발의한 조례안이 15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혈세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3일 정보공개청구로 입수한 ‘제5대의회 의원발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6년 9월에 열린 제156회 임시회부터 올해 5월에 열린 제173회 임시회까지 18번의 회기 동안 13명의 시의원이 15건의 조례와 6건의 규칙만을 발의, 의정 활동이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원 1인당 평균 1.15건의 조례와 0.46건의 규칙만 발의한 것으로 지난 4대 의회에 비해 높은 수치지만 안건 대부분이 의회의 운영과 관련된 것으로 민생과 직결된 조례 · 규칙안은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13명의 의원이 2년간 발의한 21건의 조례 · 규칙안도 모두 소속 위원회별 의원 5~13명의 의원중 일부가 대표발의 한 것으로 의원 개인이 단독으로 발의한 건수를 집계할 경우 일부 의원은 1년에 1건의 조례 · 규칙안도 대표발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1건의 조례·규칙 안건을 대표발의 하거나 발의에 동참한 건수 별로 단순계산 해 개인별로 집계 할 경우 안정자, 빈미선, 강세창 의원이 모두 20건, 김영민, 김태은 의원이 17건으로 13명의 의원 중 비교적 실적이 좋았지만 나머지 7명의 의원은 모두 3~6건 이하로 집계, 조례·규칙안 발의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표발의 한 건수만으로 분석 할 경우 안정자 의원이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김태은 · 강세창 의원이 각각 2건, 빈미선 의원이 1건 인 것으로 집계됐다.

안정자 의원의 대표발의 건수가 많은 이유는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의회운영과 관련 된 조례·규칙안을 대표 발의해 건수가 많은 것으로 실질적인 민생과 관련된 조례·규칙안을 놓고 보면 강세창 · 김태은 의원이 각각 2건으로 13명의 의원 중 가장 많은 민생 조례안을 발의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5대 의회가 구성되고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2년간 실적인 것을 감안한다면 대다수 시의원이 시민의 혈세로 고액의 의정비와 수준 높은 의전을 받으면서 민생과 관련된 조례·규칙안 발의에 무관심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의회 관계자는 “의원의 업무는 조례나 규칙을 발의하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집행부에서 올린 안건을 개정하거나 심의하는 업무도 상당부분 차지하기 때문에 발의 건수로 의정활동을 평가하기는 물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내 시민단체 임모(42) 사무국장은 “의정비 인상으로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의회가 민생 · 시정과 관련된 조례나 규칙 제정 다수를 집행부에 의존하고 있다”며 “의원은 자신의 연봉이나 처우에 신경 쓸게 아니라 겸손한 자세로 시민의 복지와 삶의 질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의정부시의회는 지난해 10월 의정비를 29.8%인상한 가운데 올해 초에는 6명의 의원이 1인당 371만원의 혈세를 지원받아 미국과 멕시코로 10박 12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강행해 ‘민심을 무시하는 의회’라는 구설수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