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구미 불산사고 등을 계기로 마련한 화학재난 안전관리체계에 대해 출범전부터 허점투성이 계획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환경부 산하에 화학물질안전원을 신설하고, 환경부와 고용부, 산업부, 소방방재청, 산업안전공단 등 기관들이 참여하는 합동방재센터를 전국 6개 권역에 설치하는 범정부 화학재난 안전관리 개편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정부의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화학물질안전원은 물론 실제 방재현장에 투입될 합동방재센터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문희상 의원은 “합동방재센터의 센터장을 누가 맡을지 어떠한 권한을 가질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어느 국가, 어느 기관에서도 각기 다른 소속의 요원들이 모인 조직에서 지휘책임자도 없이 임무를 신속정확하게 완수한 예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평상시도 아닌 긴급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하는 임무를 이런 이상주의적인 발상으로 만들어진 기관에 맡긴다는 것은 도박수준이 아닌 자폭수준의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문희상 의원은 "합동방재센터라고 하지만, 그 구성을 보면 재난상황 발생시 출동하여 초기 대응을 하는 임무는 결국 소방방재청 소속 119화학구조센터의 몫이 될 것"이라며 "아무리 여러 부처가 함께 구성하는 합동방재센터지만 화학재난 대응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고려할 때, 마땅히 유사시의 지휘책임자는 119화학구조센터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합동방재센터에 배치되는 119화학구조센터에 대해서도"현재의 정부안대로 119화학구조센터가 설치된다면, 제대로된 화학구조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6개권역에 설치될 119화학구조센터의 현재 확정인원은 센터당 10명에 불과하고, 재난상황에 대비하는 업무 특성상 24시간 3교대로 비상대기하면서 근무하여야 한다.

실제 재난발생시 즉시 출동할 수 있는 인원이 불과 3~4명에 불과한 것.

특히 앞으로 센터당 최대 5대의 화학특수차량이 배치될 예정을 감안, 현재와 같은 인원규모라면 장비를 운용할 대원이 없어 장비를 세워두고 출동해야 할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희상 의원은 "합동방재센터는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화학재난에 대비하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담보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출범하는 조직인 만큼,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구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