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은 삼성전자에 근무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의원은 18일 국정감사에서 "서울행정법원이 2009년 백혈병으로 숨진 김경미 씨에 대해 산재를 인정했다. 김경미씨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2008년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 의원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등 직업병 관련 소송이 총 9건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소송현황 자료에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 당사자가 15명으로 확인됐다. 이들 15명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로 이들 중 황유미, 이숙영씨를 비롯해 사망한 노동자는 6명이었다"며 "나머지 노동자들은 지금 백혈병, 뇌종양, 재생불량성 빈혈, 악성B형 림프종, 다발성 경화증, 난소암, 루게릭병 등을 앓고 투병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2010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9건의 소송 중 2012년 이전에는 삼성측이 4건의 소송에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2012년 이후 소송에서는 보조참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작년 10월 18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심상정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최우수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보조참가인으로 참가하고 있는 것을 철수하겠냐”고 질의했고, 이에 최우수 부사장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 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의원은 "작년 삼성측이 백혈병 소송에서 보조참가를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철수를 요청한 것이 사실상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심 의원은 이번 행정법원 판단에 대해“여전히 삼성 측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화학물질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는 등 삼성 백혈병·직업병 문제를 질질 끌고 있다”며 삼성측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심 의원은 피해자측이 승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항소를 결정해 피해자와 유족들을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드는 점도 지적했다.
 
심 의원은 “항소 결정은 고등검찰청에서 결정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이 항소건의를 하지 않았으면 신속하게 끝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의 목숨이 오늘 내일 하는 상황에서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추진하는 것은 명백히 ‘소권남용’이다. 피해자들의 인권을 감안해서라도 공단의 항소 건의는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소송에서 삼성은 빠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현재 뇌종양를 앓고 있는 한혜경씨의 선고가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되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소송들은 변론기일도 잡혀 있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며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이희진씨의 경우는 2011년 4월에 소장이 접수된 이후 2년 이상을 변론기일만 8번째 진행했지만 선고는 깜깜 무소식이다. 더구나 이 소송에는 삼성이 보조참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행정법원에서도 인정한 바처럼 백혈병이 의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발암물질 등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은 더 이상 백혈병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먼저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