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반환미군기지 중 한곳인 캠프 카일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석면이 검출돼 고엽제에 이어 제2의 환경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캠프 카일은 지난 2006년 반환됐으며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 조성지로 환경오염 정화작업이 한창이라 향후 석면처리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일 홍희덕 국회의원(민노당, 비례)실이 의정부지역 5개 반환 미군기지를 대상으로 벌인 환경오염 실태조사과정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및 환경단체가 캠프 카일의 적치된 건물폐기물 더미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조각을 분석한 결과 석면 검출이 확인됐다.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측은 홍희덕 의원실, 경기북부 환경운동연합 및 한국환경공단 입회하에 시료채취 및 분석을 의뢰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인증을 받은 전문분석기관에 의뢰한 결과 청석면이 10%, 백석면이 5%가 검출됐다.

석면 검출에 따라 지난 4일 서울지방노동청과 시민단체가 캠프 카일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시료를 채취, 각각 시료분석에 들어갔다.

노동청은 분석에 2 ~ 3주 소요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전문기관인 국제환경컨설팅에 의뢰한 결과 샘플링 6곳 중 1곳에서 1차 조사에서 보다 높은 청석면 10 ~ 25%, 백석면 4 ~ 20%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지난 6일 현재까지 비공개 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체 1, 2차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차 조사에서 높은 검출비율을 보여 재분석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면이 검출된 의정부 캠프 카일의 경우 1953년부터 미군에 공여돼 52년동안 사용된 부지로 지난 2002년 2차 석면조사결과 49개 변압기가 설치돼 있고 24개동에서 석면 물질이 사용되는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 1989년 1차 석면조사에서 28개 건물에서 석면이 발견됐고 2002년 미군으로부터 받은 4개 건물에 대한 2차 조사결과 3개동에서 석면이 조사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특히 캠프 카일은 반환기지중 면적대비 토양의 기름오염이 가장 심했던 기지로 지난 2006년 5월말 반환당시 지하 2m 가량 기름층이 발견돼 아직도 기름제거 작업이 진행중인 기지다.

지난 2007년 환경부가 벌인 정밀 환경오염조사에서도 지하수에서 두께 4. 8m의 기름층이 발견돼 지하수층까지 기름이 파고든 것이 확인됐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검출된 석면중 청석면의 경우 가장 발암 독성이 강한 종류로 우리나라에선 이미 1998년에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며 그동안 국내에서 청석면이 함유된 파이프가 발견된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석면 검출 사태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경오염 정화작업과 개발을 중단하고 위험물질 조사부터 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장에 적치돼 있는 건물 철거 폐기물이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고 이미 처리된 폐기물의 문제 등도 논란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캠프 카일은 2007년말까지 환경부대가 정화작업을 거친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미군기지 환경사업단이 오염정화 사업을 맡고 있으며 민간기업에 발주해 정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260회 정례회에서 유미경 의원은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가 전국민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으나 전국 반환 미군기지 90%를 차지하는 경기도가 환경오염 치유없이 공여지 개발을 서둘러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지난 1일 기지 실태조사 브리핑에서 국방부는 “소파(SOFA) 절차상 오염원인자 부담에 의해 반환 이전에는 미측이 치료하고 반환후에는 우리측이 국내법에 따라 정화한다”며 “미측이 SOFA에 따라 오염정화를 치료수준까지 정화한 걸로 본다”고 밝혀 안이한 협상력과 안전불감증을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