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일보=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교사휴게실. 이 학교 행정직원이 5급 승진시험을 위해 공부방으로 활용하고 있어 교사들로 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교육공무원이 승진시험 준비를 위해 업무시간에 교사휴게실을 공부방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4일 의정부 신곡동에 위치한 D초등학교. 1층에 위치한 교사 휴게실 내부에 마련된 골방에는 행정실장으로 근무중인 Y모씨가 지난 22일 치러진 5급 승진시험을 수개월째 준비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변 동료와 교사의 눈총을 받고 있다.

행정실 업무가 있을 경우 운동복 복장의 Y모씨는 양복으로 갈아입고 나오고 있지만 일부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다.

Y모씨가 교사휴게실을 공부방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의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이 학교 L모 교장의 묵인이 있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Y모씨가 교사휴게실을 전용 공부방으로 사용하고 있어 피해를 보는 쪽은 교사들이다.

휴식공간이 없어진데다가 업무시간 내내 공부를 하고 있어 휴게실을 찾아 쉬는게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Y모씨는 "나 뿐아니라 다른 응시자들도 눈치것 공부하고 있다"며 "업무가 있을 경우 복장을 갈아입고 나가고, 요즘은 전자결제를 하기 때문에 업무에는 지장이 없다"고 해명했다.

경기도교육청2청 관계자는 "업무시간에 자신의 자리를 비우고 공부를 할 경우 복무규정 위반이 될 수 있다"며 "본청에서 시험을 앞두고 이런 사태를 단속하기 위해 감찰반이 돌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Y모씨의 이런 행동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의 잘못된 인사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지자체와 중앙부처에서 폐지된 승진시험제도를 교육청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생 할 수 밖에 없는 부작용이란 분석이다.

올해 승진대상자는 36명으로 이중 시험으로 16명, 심사로 16명을 뽑아 시험응시자만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80명중 16명을 뽑는 승진시험은 5대1로 업무를 하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응시자들에게는 부담되는 경쟁률이다.

일부에선 시험을 거치지 않고 승진할 수 있는 심사제도 때문에 정치권에 줄서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시험응시자만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3번의 응시기회 동안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승진대상자에서 제외, 인사상 불이익이 크다는 불만이다.

이와관련,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공무원 다수가 시험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만약 시험제도를 유지시키려면 심사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승진시험은 오히려 교육행정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