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는 구제역으로 희생된 가축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양주시불교사암연합회와 양주향교 주관으로 구제역 피해가축 '합동 축혼제'를 20일 11시 30분 덕계동에 위치한 지장사에서 개최했다.

축혼제는 개식, 분향 및 강신, 참신, 초헌, 축혼독축, 재배, 사신, 불교의식, 폐식 순으로 11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으며 제상준비는 가축들이 좋아하는 배추와 무, 사료뭉치, 건초, 당근 등 특별한 음식을 차리고 매몰 가축들이 원혼을 기렸다.

양주시는 정동환 농업기술센터 소장이 낭독한 독축문을 통해 "축산농가의 뜻을 모아 구제역 발생으로 희생된 피해가축들의 혼과 넋을 달래고자 잔을 올린다"며 "시름에 찬 축산농가와 현장작업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해소와 구제역 확산방지 및 축산업 발전의 근원이 되게 해 달라"고 원혼을 달랬다.

이날 참석한 200여명의 공무원들은 구제역 발생으로 희생된 가축들의 혼과 넋을 달래고 시름에 싸인 축산농가와 구제역 매몰지역에 투입, 종사한 자원봉사자 및 공무원의 정신적 고통이 축혼제를 통해 위로받기를 기원했다.

현삼식 양주시장은 "구제역으로 희생된 가축들의 넋을 기리고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 유관기관, 시민 모두의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기 위해 이번 축혼제를 열게 됐다"며 "가축들의 넋을 위로하는 자리인 만큼 고기와 같은 동물성 음식은 차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시는 가축 14만여 두를 살처분했으며, 공무원과 군인, 경찰, 자원봉사 3만6천여명이 구제역 예방과 사후조치에 투입됐으며 축혼제를 계기로 축혼비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축혼재 독축문)

오늘은 신묘년 2월 20일, 양주시장은 뜻하지 않은 구제역 발생으로 무참히 희생된 당신들의 넋을 위로하고 영혼을 달래고자 축산 농가의 뜻을 모아 큰 절로 재배하며 잔을 올립니다.

우리 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하여 온 시민들이 깊은 시름에 잠겨있으며 방역 퇴치를  위해 피해 농가와 공무원, 군인, 경찰, 유관기관 임직원 등 많은 사람들이 밤을 새워 초소 근무를 하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신들이 무참하게 떠나간 일 보다야 못하겠습니다만 저희 미련한 중생은 어렵고 힘들답니다.

그래서 오늘 도락산 자락에 자리 잡은 지장사 반야보탑 부처님전에서 피해농가와 20만 양주시민의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이렇게 모였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살아 있는 모든 건 높고, 귀하고, 행복  하라는것이 부처님의 뜻인데 구제역 전지역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무참하게 먼저 간 당신들의  희생이 우리 시민들의 근심을 덜어 주고 남아 있는 가축들의 새로운 삶을 도와주는 고귀한 뜻이라 자위하여 주기 바라며 어서 편한 곳에 다시 태어나시기 바랍니다. 

저희들은 당신들의 값진 희생이 푸른 하늘 아래 밝게 빛나 우리 양주를 더욱 더 청정한 지역으로 만들어 주리라 믿습니다.

영혼들이시여!!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당신들의 보살핌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막아 보기도하고 약을 뿌리기도 해보지만 무지한 중생의 이러한 방법은 당신들이 가는 길을 막지는 못 했습니다.

이제야 인간들의 잘못을 깨우치고 이렇게 당신들의 떠다니는   영혼이 갈 길을 열어 놓았으니 편안한 자리로 돌아가시어 우리 지역에서 축산업을 하는 농가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우리 지역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구제역 퇴치 사업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당신들의 울부짖음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당신들  주인들의 고통과 현장에서 당신들을 떠나 보냈던 직원들의 정신적 아픔도 모두 거두워 주시고 하루 빨리 이런 어려움에서 벗어 나도록 도와주기를 간절히 원하옵니다.

자그마한 정성으로나마 무지한 중생들의 아쉬움을 넉두리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당신들의 넋을 위로하니 이승에서의 노여움 모두 푸시고 훨훨 편안한 곳으로 날아가 우리 지역 축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기를 20만 양주시민 모두 마음모아 기도 하오니 못난 중생들의 아픔을 헤아려 주시고 부디 부디 편안한   마음으로 영면 하시옵소서.

넋이시여~ 혼이시여! 고이고이 잠드소서.

신묘년  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