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무단으로 댐을 방류해 연천군 임진강변에서 야영하던 6명이 익사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연천군 재난상황실에 근무하던 연천군 공무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방법원 제4형사단독 김은구 판사는 11일 연천군 재난상황실 당직근무자가 수위감시를 올바르게 했다면 피해자들이 대피할 수 있었다는 이유로 사건 당시 당직근무를 섰던 공무원 고모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 했다.

또 경보가 자동으로 전송되는 원격전송장치(RTU) 고장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한국수자원공사 피고인 송모와 정모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09년 9월 6일 임진강 상류 황강댐을 예고 없이 방류해 오전 6시경 최고수위인 4.69m다다랐고 이로 인해 오전 5시 20분경 연천군 마산면 우정리 임진강변에서 야영을 하던 5명과 오전 7시 20분경 연천 백학면 노곡리 비룡교 부근에서 낚시하던 1명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익사했다.

사고 직후 연천군과 수자원공사 측에 대해 책임추궁이 이어졌으며 담당공무원의 감시소홀과 경보장치의 고장 등이 사고원인으로 지목받았다.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모씨 등 관련자를 기소했으며 금고형을 구형했다.

유가족측은 손해배상금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6월 13일 서울지방법원으로 부터 30억9천여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강제조정이 내려졌다.

김은구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 고모씨는 9월 6일 새벽1시경 이후로 상황실에 가서 강우상황판을 확인하지 않았고, 운영실에서도 신문과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을 뿐 CCTV를 눈여겨보지 않아 임진강 수위의 상승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경찰이 당일 오전 5시 25분 경보방송을 요청했지만 사용방법을 숙지하지 못해 오전 6시 7분에야 방송했고 그나마 조작미숙으로 비룡교에는 방송을 내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판결문은 이어 "자신이 수위감시의무를 게을리 했음을 인정한다"며 "만약 그가 적시에 수위상승을 알아차려 경보방송을 하고 경찰서나 소방서 등 유관기관에 통보했더라면, 피해자들이 방송을 듣고 스스로 대피했거나 유관기관이 피해자들의 대피나 구조를 위한 조치를 취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업무상과실치사의 유죄가 인정 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