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덕정동 ㅎ아파트가 보수 공사비 절반을 보조금으로 지급받고 그 보조금만으로 실제 공사비 전액을 충당했다가 공익제보자의 진정으로 환수 조치되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동주택 관리조례에 따라 노후 시설을 보수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시 예산으로 지급되는 아파트 보조금이 관계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낭비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1일 덕정동 ㅎ아파트에 거주하는 한모(61)씨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당시 입주자 대표 임모씨가 시로 부터 아파트 시설물에 대한 개·보수 및 교체공사 명목으로 총 공사비 1억5504만원의 절반인 7752만원을 보조 받고 실제 공사비는 보조금만으로 충당한 사실을 지난해 알게 됐다.

한모씨는 실제 공사비를 부풀려 시민의 혈세를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해 2010년 10월경 시 건축과에 불법 지급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시청 관계 공무원은 오히려 아파트 내에서 자체 해결하라고 반응과 함께 시는 보조금 서류만 받을 뿐이지 사용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문제를 제기한 한모씨를 질책했다.

이에 격분한 한모씨는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고 진상조사 결과 주무 관청인 양주시청 공무원이 공사현장 실사 없이 아파트 측이 제출한 서류만 믿고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아파트에 불법 지급된 보조금은 환수 조치했지만 양주시 감사팀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시 전체 아파트 보조금에 대한 전수조사나 실태파악을 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한모씨는 사건을 제보하고 공론화 시키는 과정에서 아파트관리사무소로 부터 차기 동대표 제의와 함께 고소를 취하해 달라는 각종 회유와 협박에 시달리는 피해를 당했다.

한모씨는 이번 사건으로 아파트 주민의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크다고 보고 당시 입주자 대표회의 관계자와 관리회사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한모씨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유는 동대표, 통장 등으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가 멋모르는 주민들을 기망해 자신의 결정사항에 동조하게 만들어 공동주택 보조금에 관한 관계법령과 관리규약을 위반, 결국 해당 아파트 주민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했다는 것.

이와 관련, 공익제보자 한모씨는 "이 문제는 단순히 우리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지적한 전형적인 토착 비리"라며 "사태가 이런데도 시청은 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청 감사팀 관계자는 "경찰과 검찰에 보조금 지급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며 "사법당국으로부터 아무런 통보가 없어 후속 대책을 세울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